▲ 박상규 강원대 교수
문화에 대한 정의가 1952년에 이미 164개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고, 그만큼 다루는 폭이 매우 넓다는 의미일 것이다. 문화를 소재로 상품화하는 문화산업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그 범위 또한 광범위하다.

창조경제시대의 도래로 창조적 인간이 경쟁력 있는 시대이다. 창조적 인간의 양성은 문화공간에서 가능할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제발전에 몰입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하드웨어적인 제품들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였다. 이제부터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특히 문화산업의 비중이 국가경쟁력인 국가브랜드인지도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며, 국가브랜드가 국격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문화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몇 편의 드라마가 아시아시장에서의 성공을 필두로 최근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걸그룹 중심의 K-Pop정도이다. 이것은 우연하게 성공한 것이 아니라 문화기업들이 세계시장을 겨냥하여 걸그룹에 참여할 인재의 선발과 훈련과정을 통한 노력의 산물이다.

문화산업은 문화를 소재로 하는 상품화를 하기 때문에 자동차산업과 같은 장치산업과 다르게 고정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자동차산업은 각 분야의 다양한 기술개발의 결합체를 통해 성공을 이루지만, 문화산업의 성공요인은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문화산업을 통한 지역발전은 오래 전부터 수없이 나왔기 때문에 재차 거론하면 진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원도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기반으로 강원도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시 문화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역문화산업의 성공요인은 문화의 소재가 지역의 이야기거리를 발굴하고 새로운 의미로 재창조할 수 있는 독특성과 매력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지역의 역사를 다시 한번 회상하는 기회이고 또한 좋은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 강원도내에 있는 자연경관, 강원도가 배출한 인물, 역사적인 장소 등에서 스토리텔링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형성하여 문화상품을 생산하여 마케팅 활동을 통한 산업화로 성공시켜야 한다.

강원도는 비교적 보호가 잘 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으로 문화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강원도가 배출하였거나 인연이 있는 인재를 중심으로 한 문화산업도 가능하다. 이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과 이황의 어머니인 춘천박씨 등으로 강원여성의 교육철학 등도 좋은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어머니의 전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산업과 연계한 스토리텔링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춘천바이오산업은 청정호반 춘천의 이미지와 연계, 영상문화산업의 배경은 춘천출신의 문인인 김유정, 전상국, 이외수 그리고 연예인 이주일 등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원주의료기기산업의 배경은 교수들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고, 강릉 신소재산업은 삼척중심으로 발달된 시멘트의 역사, 방재산업은 삼척 대형 산불 경험과 예전에 광산 사고 등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평창올림픽개최는 강원도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를 위해 올림픽을 활용한 강원도 문화마케팅전략수립이 시급하다. 문화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발굴·정리하는 문화전승자 및 문화단체와 대학, 사업화를 지원하는 지자체, 그리고 문화기업 등 학제적 연구를 통해 문화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해당 전승자 및 기관들이 단절되어 사업을 추진하면 성공이 어렵다. 서로 결속하여 공생·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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