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마고우 친구 아들 결혼식에

친구는 희망이 강물처럼 흐르는

춘천이 빚은 한마리 투명한 빙어이다.

그는 김유정 단편작가 고향 인근 송암동에서

푸르게 태어나 드름산 아래 신남초교에서

뛰놀며 공부하던 유년의 죽마고우이다.



친구는 고향을 내게 던지고 훌쩍 떠났지만

집착을 버린 강변엔 송암 스포츠 타운이 서고

당시 신작로가 이젠 고속전철이 미끄러지고 있네.



어느 날 새벽을 출렁이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천금같은 며느리를 맞아 성례를 치른다고-.

경기도 이천에서 도공처럼 삶을 물레질하다

친구는 목마르면 달려와 추억을 벌컥 마시고

나무는 있어도 숲이 적은 도심에 잠수한다.



신랑은 이제 홀로 있기에 저려오는 고독을

아름다운 신부와 한 몸이 되어 달려 나갈 때

아들아! 아버지 고향처럼 오염되지 말고 투명해라!

아버지 가슴처럼 인간 내음 훈훈히 풍기며 살아라!

너희들 시원(始原)은 맑은 물 춘천(春川)이어라.

진심으로 축하한다. 복되어라.



이응철·강원수필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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