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끝엔 오로지 푸르름과

익은 감이

거추장스런 옷을 벗고

제 몸을 익힌다.



어렸을 때



감 꽃 떨어지자

맛본 떫고 텁텁한 맛을

토해 낼 때에도

내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로 타고 올라

남겨놓은 까치밥이

할머니의 인정이 아니더라도



저 불그레한 광주리에

내 젊은 피가 감도니

이제 함께 익어간다.

심재칠·시인 (삼척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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