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스포츠스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포털 사이트의 한 축을 구축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유도한다. 일거수일투족이 평가의 대상이 되며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는다. 이들에게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며 극성스러운 팬클럽까지 생겨난다. 그리고 국민숭배의 대상이 된다. 일명 ‘유명인’이라고 정의 내려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유명인이라는 공식을 깨고 최근 두드러진 파워로 ‘유명인’에 가세한 집단이 있으니 바로 정치지도자들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안철수 교수가 등장하면서 더욱 뚜렷해진 현상이다.

유명인이 되면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유명인의 대열에 들어섰다가, 그 인기가 영원할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가 낭패한 유명인들이 많기에 하는 소리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박태환은 잦은 방송출현으로 이듬해 로마에서 예선 탈락으로 무너졌다. 유명인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연습을 소홀히 한 결과였다. 재기를 위해 박태환이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매스컴 멀리하기였다. 그리고 자기노출 최소한으로 줄이기였다. 즉 유명인이라는 족쇄가 자기 삶의 파괴 주범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기통제부터 실천하기 시작했고 그 노력은 금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400m 자유형 결승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만들어냈다. ‘유명인’이라는 마약 같은 꼬리표를 용감하게 내려놓아 진짜 실력자가 된 사례로 꼽힌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다양한 행보가 우려를 낳고 있다. 다소 파격적인 그의 행동들이 유명인 내지는 인기라는 허울에 집착한 행동 아니냐는 우려인 것이다. 하긴 젊은 세대의 전폭적 지지로 당선된 박 시장이니 만큼 이들 세대의 입맛에 맞게 말할 수도 행동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근 박 시장이 한 대학 특강에서 ‘등록금 철폐투쟁’을 선동한 것은 도가 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노자는 지도자가 ‘있다’는 정도로만 느끼게 하는 리더 즉 유지(有之)의 리더가 최고의 리더라고 말한다. 튀는 행동이나 말로가 아니고 강한 지도력으로 대중에게 ‘능력’을 인정받을 때만이 진짜 유명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 박 시장이 늘 숙고해야 할 교훈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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