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

▲ 인구 2800여명의 소규모 마을인 미국 레이크플래시드는 1932년과 1980년 두번의 올림픽 개최후 지역 자연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레저스포츠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변모했다. 사진제공 = 화이트페이스 레이크플래시드

역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도시들의 명암은 크게 엇갈린다.

1932년과 1980년 두차례에 걸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미국 동북부 이데론댁 산맥에 있는 소도시 레이크플래시드와 199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올림픽 개최 이후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변신했다.

반면 1998년 일본에서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치른 나가노의 경우 190억달러(20조원)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봤다. 나가노는 올림픽개최 다음해인 1999년 지역제조업 매출이 30% 감소하고 200여개 기업이 도산하면서 엄청난 ‘올림픽 후유증’을 겪고 있다.

2010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밴쿠버의 경우에는 준비과정부터 예산부족으로 IOC로부터 2200만달러를 지원받아야 할 정도로 예산부족에 시달렸으며, 대회후에는 10억달러(1조5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 평창이 어떻게 준비해야 성공적인 대회를 치를수 있는지 외국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친환경적인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동굴속에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건설하는 등 대회시설 활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성공 사례

인구 2800여명의 소규모 마을인 미국 레이크플래시드는 1932년과 1980년 두번의 올림픽 개최후 지역 자연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레저스포츠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변모할 정도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도시로 꼽힌다.

여의도 절반 정도인 3.9㎢의 면적을 가진 레이크플래시드는 플래시드호와 미러호 등 여러 호수가 감싸고 있는 작은 도시다.

올림픽은 2주간 열리는 ‘한시적 축제’라는 인식을 가진 레이크플래시드는 대회 준비때부터 일반인들이 즐기기 쉬운 시설로 경기장을 건설했다.

스키점프대 아래에 수영장을 설치해 일반인들이 낮은 곳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와 안전하게 빠질 수 있도록 했으며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도 일반인들이 쉽게 탈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설계했다.

카누 시설과 승마장, 실내농구 및 배구장, 축구장, 사이클 및 산악자전거코스 등 다채로운 시설로 겨울철은 물론 여름철에도 가족단위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개막식이 열린 장소는 에어돔으로 만들어 대회가 끝난 후 허물어버릴 정도로 필요없는 시설은 가건물로 대체했다. 특히 시설관리를 전담하는 올림픽 지역개발청을 신설해 시설들을 활용할 수 있는 대회 유치와 수익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레이크플래시드는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적극적인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스케이트 아메리카 피겨 그랑프리 5차 대회와 월드컵 봅슬레이, 인터컨티넨탈컵 노르딕, 아메리카컵 봅슬레이, 월드컵 프리스타일 대회 등 13개의 월드챔피언십대회와 77개 이상의 월드컵 대회 등을 개최할 정도로 국제대회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9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역시 효율적인 투자와 운영으로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올림픽 과실을 얻고 있다.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건설된 경기장에는 약 40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지역에 투입돼 연간 2만∼3만명 규모의 고용창출을 이뤄냈으며 개최 후에는 수익창출을 위한 상업운영으로 활용됐다.

노르웨이의 동계스포츠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한 릴레함메르는 매년 수많은 동계종목 월드컵 등 국내외 스포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국제회의, 기업 행사, 동창회 등도 유치해 지역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교통, 정보통신망, 상하수도, IT 시설 등의 기반시설 확충으로 지역 경쟁력을 높이면서 새로운 도시로 거듭난 것이다.

 

▲ 나가노올림픽 당시 봅슬레이와 루지경기가 열렸던 곳. 나가노시측은 경기시설의 이용기간이 겨울로 한정되어 있어 경기장 활용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실패 사례

동계올림픽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는 1998년 일본 나가노올림픽과 2010년 캐나다 밴쿠버올림픽이 꼽힌다.

나가노올림픽은 가능한 모든 건물을 철거 가능한 텐트 또는 임시시설 중심으로 시공했으며 음식물접시와 컵 등 일회용품을 생분해성 녹말가루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는 등 환경올림픽을 표방했다. 이를 위해 대회준비부터 쓰레기배출량 제한제도도 도입했다.

개폐회식장으로 활용했던 올림픽 스타디움은 개최 후 2년간의 개보수공사를 통해 2000년 인조잔디 야구장으로 개조, 라쿠텐돌든이글스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투자로 시민들에게는 가구당 1만8000달러라는 빚을 남겨놓고 있다.

나가노의 경우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은 9개 시설을 유지하는데만 매년 1500달러가 든다. 인구 34만명의 중소도시가 매년 부담하기에는 벅찬 액수다.

이 때문에 나가노 동계올림픽은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덫’에 지방자치단체가 빠져든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10억달러 이상의 빚을 진 밴쿠버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동계올림픽 핵심시설인 휘슬러 블랙콤 리조트를 매각하고 만다.

아이스하키 경기장과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 등 신축 건물을 다목적으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수익이 운영비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다.

진종인 whddls2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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