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대설이 지난 지 며칠 되지 않은 겨울 날 30㎝만 온다던 폭설은 50㎝가 넘게 내렸다. 밀리는 차들 속에서 대관령을 거북이처럼 내려오고 있다. 차창 밖은 동화 속에 나오는 한 폭의 그림이며 장관이다. 원주에서 평소의 운전시간의 두 배나 걸려서 강릉에 도착했다. 서울방향 수많은 차량 대관령에 묶여 추위에 떨고 인천공항버스, 고속버스, 일반버스 모두 정차해 있다.

빨리 개통이 되어야 대관령 도로에서 고생하지 않을 텐데 시내에 들어오니 신호기를 들고 있는 경찰들이 서울방향 차들을 통제하느라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일행들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고 나니 더욱더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힘들게 다녀온 원주의 출장이었다. 금요일 아침! 밤새 내린 눈으로 모든 길이 막혀 버렸다. 주차장 차위에 쌓인 눈 50㎝가 넘는구나. 등산화 신고 버스를 타고 주문진으로 출근을 한다.

도립대학 앞 정류장에서 내려 학교를 들어가니 눈이 무릎까지 쌓여 발로 헤치며 힘들게 들어갔다. 수백 년 된 소나무가 힘들게 흰 눈을 받치고 있다. 긴장대로 소나무에 쌓인 흰 눈을 털어 준다. 6m가 넘는 장대를 들어서 흔들어보니 내가 장대처럼 흔들리는 것 같다. 눈 가래로 교내 도로에 쌓인 흰 눈을 치웠다. 어느덧 오후가 되어 학생들은 집으로 가고 겨울 태양빛에 쌓인 흰 눈이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퇴근할 때 도로는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강릉시의 도로의 대설청소는 전국의 으뜸이다. 일찍 귀가하여 피로한 몸을 쉬었다. 힘든 겨울 폭설의 이틀이었다.

임규만·강릉 주문진중 교육행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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