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영

전 고성교육장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이나 신문에서 연일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로 폭주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교직에 몸담았던 한 사람으로 정말로 가슴 아픈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난해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에서 투신한 대구 중학생의 자살 사건이나 광주에서 발생한 학생 자살사건도 상습적인 폭력에서 빚어진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폭행과 현금을 갈취 등)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장난삼아 한 일인데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는 가해자의 말은 우리들을 더욱 경악하게 한다.

이렇듯 ‘학교폭력’이 전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연세대 사회복지학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의 48%가 지난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42.3%는 최근 1주일 사이에 자살을 생각했다”는 조사결과는 현재 학교폭력 사태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교육 당국은 서둘러 대책팀을 만든다고 하고, 경찰은 ‘학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언론들은 하루가 멀게 학교폭력 사례들을 기사로 쏟아내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집단 따돌림과 집단구타 등에 대한 피해 사실을 자살로서 해결하려는 극단의 방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폭력 근절에 관한 대책이 매우 시급하다. 학교폭력의 해결은 비단 가정과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폭력이 범죄행위임을 인식시키고, 생명을 경시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도록 학생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의사소통 경로도 재점검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였고, 또 시·도교육감 초청 간담회에서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대두된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자책감을 느낀다”고 밝혔으며, “우리 선생님들이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자”고 말했다. 국가 차원에서 학교폭력을 관심 있게 다루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제는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는 학교폭력,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문제해결에 나설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가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피해 학생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피해의 징후가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한다. 자녀가 스스로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때는 끝까지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한다. <학교폭력, 우리 아이 지키기>의 저자인 ‘사는 기쁨 정신과’ 김현수 원장은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칭찬하라”고 조언했다. 학교폭력은 아주 복잡한 정황 속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내 자녀에게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무엇보다 사건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폭력으로 이어졌는지 등 자초지종을 알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차분하게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담임교사에게 폭력의 원인, 피해상황, 가해자의 특성 등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상담을 하고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보고하였는데,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처방안 및 매뉴얼을 제작하여 새 학기부터 적용한다고 한다. 매우 기대가 크다. 일선 학교에서는 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유관기관과 사회단체의 긴밀한 공동 대처로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나아가 많은 정책 중 그 어느 정책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선생님들의 교권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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