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자원 가치 증진·탐방 프로그램 다양화 노력”

 

춘천출신의 정광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이 취임 1개월 보름을 맞았다.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의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도와 도민들의 이익과도 직결돼 있다. 정 이사장을 만나 공단 운영계획과 이전 구상 등을 들어봤다.


“반달가슴곰 같은 멸종위기종 복원작업 대상을 동·식물까지 확대”

“국립공원내 명품마을 조성해 사계절 관광지화 소득증대 기여”



-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1개월 보름을 맞고 있다. 소감을 밝혀달라.

 

“밖에서 봤을 때와 차이가 많다. 우선 국립공원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됐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의 41%, 멸종위기종의 65%가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또 연간 4000만명 이상의 국민이 방문하는 최고의 문화관광자원이다. 공단은 이같은 국가자원을 지키고, 가꾸고, 관리하면서 국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기관으로서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 사회적 건강증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잘해 왔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공원관리에 수많은 갈등요인이 존재하고 탐방인프라 등 할 일은 많은 반면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직원들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휴일없이 일하지만 처우가 낮고 청사, 관사 등 후생복지도 열악하다. 개선에 앞장설 각오다.”



- 산림청장을 역임한 산림행정 전문가로서 공단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양 기관의 상생방안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우리 공단과 산림청이 상호 협조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국립공원은 육지면적의 96%가 산림이고, 산림의 44%가 산림청 관할 국유림이다. 공원내 사유림 소유자가 4만9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공원관리를 위해서는 원활한 산림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 산림청에서는 숲 생태계 개선, 공원내 사유림 매입, 등산로 정비, 백두대간 보호, 산림 재해 방지 등 공원관리와 직·간접으로 연계된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양 기관이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산림청과 2월중 항구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년부터 공동협력과 실질적인 시범사업을 통해 상생·협력관계를 확고히 정착시킬 생각이다. 다만, 양측은 최근까지 과도한 경쟁의식 때문에 상당한 갈등요인이 내재돼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는 윈윈전략, 즉 상호주의 원칙이 중요하다. 산림청에서 일했던 공직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올해 공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핵심 사업은.

“‘더 좋은 국립공원, 신뢰받는 공단’을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공원자원의 가치 증진, 친자연적 탐방 인프라, 이해계층과의 상생협력, 공단 내부역량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가시박, 돼지풀 등 생태계 교란식물을 제거하는 한편, 공원별 보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공원생태계의 건강성 평가를 위한 지표를 개발한다. 둘째, 성공단계에 있는 반달 가슴곰 복원을 다른 멸종위기 동·식물까지 확대하고, 생태보전기능 제고와 함께 공원내 역사·문화·생물자원을 정비해 국립공원의 교육문화가치를 높여 나가고자 한다. 다음으로 국립공원의 우수한 문화경관자원을 활용해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친자연적 편의시설 확충, 체계적인 안내 시스템 구축, 탐방 프로그램 다양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동안 육상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한려해상, 다도해 등 해상 국립공원의 해양탐방 인프라를 확대하고, 해양 생태계에 대한 조사사업도 실시할 것이다.”



- 공단의 종(種)복원센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자원보전과 생태복원이란 측면에서 기능과 성과를 소개해 달라.

“우리 공단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복원이다. 종 복원분야에서는 이미 국내 최고수준이다. 이를 담당하는 기관이 종 복원센터인데 야생동물에 대한 전문종합병원의 역할도 있다.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은 1994년 월악산 산양 복원을 계기로 시작된후 2004년부터는 반달 가슴곰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달 가슴곰 복원도 이미 성공단계에 있어 현재 지리산국립공원에서 25마리가 자연상태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0년까지 자체 생존이 가능한 서식규모인 50마리까지 증식시킨 후 설악산, 오대산 등 백두대간 전지역에 걸쳐 복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멸종위기종인 여우 복원사업을 시작했고, 광릉 요강꽃 등 36종의 식물복원도 추진된다. 종 복원사업은 멸종방지라는 의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생태계 전반에 걸쳐 이 땅에 사는 고유 동식물의 다양성과 지속성을 지켜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유엔 환경계획(UNEP)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공동 연구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향후 기대되는 협력분야와 공동연구 성과는.

“지난해 유엔 환경계획의 보호지역 및 생물 다양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 보전모니터링 센터(WCMC)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흔히 UN 목록(List)이라고 일컬어지는 세계보호지역 데이터 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는 아시아지역 데이터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공동연구는 세계 보호지역 관리 향상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뿐 아니라, 우리 공단이 아시아 보호지역 관리기관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효과도 있다. 향후 국제회의 공동 개최 및 직원파견 등 협력을 강화할 생각이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관련 국제 연구기관의 국내 유치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전국 국립공원에 명품마을 조성사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 추진상황과 계획은.

“명품마을은 국립공원 내에 소재한 자연마을의 소득수준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마을 주거환경 개선, 특산 먹거리 개발, 탐방객 숙소 건립, 탐방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사계절 관광을 유도하는 것으로 1개 마을에 5억~10억원의 조성비가 지원된다. 첫 명품마을은 2010년 조성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관매도 마을인데 성과가 대단하다. 126가구에 212명이 살고 있는데 2010년 방문객이 4500명이었으나 지난해는 10배 이상 늘어 농외소득이 22억원에 달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작년에 월악산 골뫼골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명품마을을 새로 조성했고, 금년에도 4개 지역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122개 마을 중 50개소를 2020년까지 명품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국립공원의 브랜드 가치를 잘 활용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 강원지역에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국립공원 등이 있다. 다른 국립공원과 차별화 할 수 있는 경쟁력과 시설개선 계획은.

“최근 야외캠핑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설악산 설악동, 오대산 소금강, 치악산 구룡·금대지역에 야영장을 확충하고, 자동차를 이용한 오토캠핑이 가능하도록 현대화할 계획이다. 설악산 미시령에는 생태 탐방연수원을 건립해 국립공원 생태탐방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며, 소공원의 노후시설도 정비해 탐방가치를 높일 구상이다. 오대산에서는 소금강 계곡의 오염원으로 지적됐던 음식점 밀집마을 40가구를 2014년까지 이주시켜 ‘작은 금강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연경관을 회복시키고자 한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외국인을 위한 탐방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정표 등을 재정비해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홍보할 예정이다.”



-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 계획은.

“이전계획은 변함이 없지만 일정이 다소 늦춰질 것 같다. 당초 우리 공단은 자체 재원조달률 70% 미만 기관으로 분류돼 석탄공사, 지방행정연구원과 함께 임차 청사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이들 기관이 자체 청사를 마련하는 쪽으로 정부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우리도 자체 청사를 마련해 이전할 수 있도록 예산확보에 노력할 것이다. 이전시기는 예산반영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인데 2015년쯤으로 예상된다.”



- 고향의 강원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산이 많은 우리나라지만 강원도는 전체 면적의 81%가 산이다. 때문에 과거에는 산이 개발의 걸림돌로 원망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관광자원, 휴양자원, 미래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경제자원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휴가철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고, 은퇴자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이 바로 산자수명한 강원도가 아닌가. 그 중심에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국립공원이 있다. 국립공원이 강원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도민들께서 많이 아끼고 사랑해 주셨으면 한다. 공단도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겠다.” 서울/남궁창성 cometsp@kado.net



● 정광수 이사장은

철원군 농촌지도자연합회장 이·취임식이 16일 오전 철원군농업기술센터에서 정호조 군수, 이임하는 제17대 이춘산 회장과 제18대 박재년 신임 회장, 이양수·정만식·배병인 군의원, 현태섭 생활체육회장, 함춘자 생활개선회장,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철원/진교원

정 이사장은 1953년 춘천태생으로 춘천고와 강원대 임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10월 기술고시(제 15회)에 합격하면서 산림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산림청 주요부서 사무관으로 일하며 서울대대학원에서 산림자원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 인도네시아대사관 임무관, 산림청 임업연수원장, 임업정책국장을 지냈다. 주경야독. 1994년 서울대대학원에서 산림자원학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후 산림청 산림자원국장과 국립 산림과학원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산림청 차장을 거쳐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2년여 동안 산림청장으로 일했다. 청장으로 일하며 산림도인 고향 강원도의 현안을 두루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제 12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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