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경춘선 처음 개통 때 일본인 특파원이 기술
춘천 옹기박물관 보관… 당시 묘사 자료 가치 높아

 

춘천에서 서울 용산까지를 잇는 경춘선 준고속열차 ITX-청춘이 28일 개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70여년 전 경춘선이 처음 개통되던 당시 일본의 한 특파원이 기술한 기행문 ‘경춘 철도 시승기’가(사진) 26일 공개돼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춘천시 옥광산 옹기박물관(관장 황인규)은 그동안 소장하고 있는 여러 고서들 가운데 춘천과 관련된 사료들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70여년 전 조선철도국에서 발행한 한 잡지 속에서 기행문 ‘경춘 철도 시승기’를 최근 발견하고, 이 자료를 26일 강원도민일보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조선관광 신춘 제2호’라는 제목으로 1939년(소화 14년) 8월 15일 발행된 이 일본어 잡지에는 경춘선이 처음으로 개통되던 그 해 7월 25일, 미즈시마 겐(水島 謙)이라는 일본의 한 특파원이 직접 열차에 몸을 맡긴 채 서울 성동역에서부터 춘천역까지의 시승기를 담은 기행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황인규 옹기박물관 관장은 “이 책은 경춘선의 70여년 전과 지금의 모습을 자세히 비교해 볼 수 있는 역사적으로 매우 가치있는 사료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120여 페이지의 분량으로 만들어진 이 잡지에서 경춘 철도 시승기는 모두 5페이지(38∼42페이지) 분량으로 편집돼 있다.

또 지금은 수많은 터널 탓에 맛볼 수 없는 70여년 전 경춘선 주변의 빼어난 풍광에서부터 일제강점기 속 역사의 흔적들을 세세하게 담아내고 있어, 경춘선 준고속열차의 새로운 개통을 앞두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특히 필자가 초대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규완(1862∼1946) 전 지사를 만나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규완 전 지사가 재임 당시 춘천을 중심으로 한 경성(서울)∼양양과 원주∼금화(철원)를 잇는 열십자(十)형 철도 부설 계획이 있었음을 밝혔다고 기록한 대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노화남 소설가(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는 “책에 따르면 70여년 전부터 서울∼양양 동서고속화철도와 원주∼철원 영서 종단철도 건설이 검토됐는데, 아직까지 강원도의 숙원사업으로 남은 채 해결이 안 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최경식 kyungsi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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