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정 체결 다음 해, 정부조사가 있었지만, DMZ 자연환경조사는 66년 한국자연보존연구소와 미 스미소니언연구소의 공동생태학술조사 효시다. 72년 한국자연보존협회가 재조사했고, 87년엔 자연보호중앙협회가, 91년엔 성천문화재단이 DMZ 자연조사를 했다.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은 환경부가 91년 강원·경기 지역과 백령도와 연평를 조사한 것이 처음이다. 이어 95년 강원도민통선지역의 정밀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3개 지역을 자연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이들 지역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정밀조사 했다.

국제기구도 참여했다. 92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유엔환경계획(UNEP)을 통해 DMZ국제공원조성을 제안하면서 미 웨스팅사에 DMZ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의 자연조사를 의뢰했으며, 미 아시아재단에서도 이 무렵 재미 한국학자에 DMZ자연생태 연구를 용역 준 일도 있다. 96년엔 유엔개발계획(UNDP)이 서울대 환경생태계획연구실에 DMZ생태조사를 의뢰했었다. DMZ는 사실 오래 동안, 그리고 여러 차례 '환경진단'을 받아 온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조사가 진행될 때마다 DMZ는 60년대는 20여 년간, 70년대는 30여 년간, 80년대는 40여 년간, 90년대는 반세기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의 보고'란 수식어가 붙는다는 것이다. 'DMZ가 자연의 천국'으로 변했다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한 것은 좋다. 그러나 조사 신뢰를 떨어뜨린다. 임업연구원이 최근 6년간 조사한 DMZ 주변지역 생태보고서를 발표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DMZ의 보물'을 많이 밝혀냈다. 이번엔 '50년 이상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역시 그곳을 '원시림의 숲'으로만 상상하게 했다.


咸光福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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