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살던 시대에 제후국 위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구가 많았던 모양이다. 제자 염유와 함께 위나라에 간 공자는 "백성이 참 많기도 하구나"하고 감탄한다. 수레를 몰던 염유가 "인구가 이처럼 많으면 무엇으로 백성을 유익하게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묻는다. 공자는 서슴지않고 "그야 당연히 부유하게 해야지" 하고 대답한다. 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백성이 가난하면 무슨소용이 있느냐는 뜻이었다. 염유가 또 묻는다. 백성이 부유해지면 그 다음엔 무엇으로 그들을 유익하게 합니까" 공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가르쳐야(敎) 한다"

초나라의 섭이란 고을을 다스리는 관리가 공자에게 정사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가까운데 있는 사람들이 기뻐하고 먼데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해야죠(近者說 遠者來)" 위정자가 정사를 바로 펼쳐 백성의 삶이 편안하고 풍족해지면 그들은 저절로 격앙가를 부르며 즐거워하고 그렇게 사는 모습을 부러워하는 이웃나라의 백성들이 스스로 보따리를 싸짊어지고 찾아온다는 말이다. 나라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게 비틀리고 경제가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 외국으로 이민가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에서 공자 말씀의 진리를 확인한다.

전국의 농어촌 지역 기초단체들이 인구를 늘리기 위해 벼라별 묘안을 다 짜내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지역세가 약화되고 정부의 각종 지원금이 그만큼 줄어들어 불이익을 받게 되니 인구 늘리기가 당면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출산장려금을 주는 곳도 있고 장학금 형태로 학자금을 대주는 곳도 있다. 전입세대에게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주고 수도요금을 감면해주는 곳도 있다. 이런 경우를 예측했는지 공자는 이렇게 충고했다. "인민에게 베풀되 관비를 낭비하지 말고 인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라"

盧和男 angle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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