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젊게 사는 법 10계명에 '금연' 다음 다섯 번째로 '운전 중 안전띠 매기'를 꼽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자신의 기준이겠지만, 그 생명벨트를 매면 사망사고를 55%나 중상으로 낮출 수 있고, 중상의 60%를 경상으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4명중 1명만 안전띠를 맨다는 통계를 보면 수궁이 간다.

지난해 교통사고를 당한 미국의 10대가 일본 마쯔다자동차와 안전벨트 제조사로부터 620만 달러의 피해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아 내 화제가 됐었다. 그는 97년 5월 차를 몰고 등교하다 갑자기 끼어 든 차에 부딪쳐 몸이 차 밖으로 튀겨 나온 사고원인이 자신의 차 안전띠결함이라고 주장했었다. 흔히 안전띠를 매고 있다가 사고를 당하면 오히려 탈출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 속에 추락하더라도 2차 충격을 덜 받아 의식회복을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에 탈출 확률이 훨씬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전띠 제조사에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린 미국의 법정도 그런 주장을 근거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운전면허 시험에조차 '출발하기 전 좌석 안전띠를 정확하게 착용하고 종료지점까지 운전하지 않을 때는 5점 감점된다'는 감점기준이 있다. 이 땅에서 새삼 안전띠의 안전성은 말하면 잔소리다. 경찰청이 출근시간 정문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경찰관에게 무더기로 딱지를 뗐다. 4월 2일 안전띠 단속 시행을 앞두고 집안단속부터 한 것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라"는 대국민 경고가 담겨있는 것 같다. 내 생명을 지켜준다는 데, 귀찮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모든 차를 안전띠 핀을 꽂아야 시동이 걸리게 하면 될텐데…'란 생각부터 드는 것은 우린 누가 시키면 죽어도 하기 싫은 국민성이 있는 것일까.



咸光福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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