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곡 홍서봉(鶴谷 洪瑞鳳)은 조선조 인조 때 대제학 좌·우의정과 영의정을 지내고 부원군에 봉해진 문신이었다. 하지만 그가 학문을 익혀 관계 최고의 벼슬에 오르기까지에는 어머니 유씨부인의 엄격한 가르침이 평생 그의 생활을 지배하는 도덕적 바탕으로 작용했다. 일찍 남편을 잃은 유씨부인은 항상 회초리를 곁에 두고 아들 서봉을 가르쳤다. 서봉이 조금만 게으름을 피워도 종아리에서 피가 나도록 매를 쳤다. 그 회초리를 비단 보자기에 싸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회초리에는 너의 피와 나의 눈물이 배어있다. 어려움에 빠질 때마다 이 회초리를 펴보거라"

유씨부인은 자식 가르치는데만 엄격했던 것이 아니라 집안을 다스리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과정에서도 정도를 잃지않는 기품을 지켰다. 하루는 손님 접대를 위해 계집종을 시켜 고기를 사오도록 했는데 찬찬히 살펴보니 상한 고기가 분명했다. 부인이 계집종에게 물었다. "네가 이 고기를 사온 푸줏간에 고기가 얼마나 남아 있더냐" "꽤 많은 고기가 있었습니다" 부인은 장농에 모아두었던 돈을 모두 꺼내다 계집종에게 주었다. "지금 가서 그 고기를 모두 사오너라. 너 혼자는 무거울테니 행랑아범을 데리고 가거라" 계집종과 행랑아범이 영문도 모르고 사온 고기를 유씨부인은 땅을 파고 깊이 묻게 했다. 계집종이 그 까닭을 묻자 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만일 다른 사람이 이 고기를 사먹으면 필경 병을 얻어 고생할 것이다. 푸줏간 주인은 살림이 넉넉지 못하니 상한 줄 알면서도 고기를 팔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나도 부자는 아니지만 여러사람을 구하는 길이 이 방법밖에 없느니라."

독일 소고기 3만톤이 올 상반기중 북한에 지원된다고 한다.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고 철저한 검역을 거친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찜찜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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