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공습 첫 포문을 연 이래 NMD를 둘러싼 국가간 갈등, 러시아 외교관 대량추방, 인권문제로 껄끄러운 마당에 정찰기 사건으로 아예 예각대립 양상인 중국관계 등 부시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좌충우돌이다. 오는 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환경장관 회의도 있다. 이 회의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3월 말 기후협약의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京都) 의정서' 를 파기한 이래 첫 국제환경회의이기 때문에 그는 또 한번 '무책임' '오만' '배신' 등의 세계 비판의 포화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보나마나다.

지난 2일 타임지가 공개한 '10사람의 공개 서한'은 "우리 아이들과 이들의 아이들의 미래는 미국 대통령인 부시 당신과 다른 세계 지도자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달려 있다"고 말미를 맺었다. 그 10 사람이 카터 전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금융계 큰 손 조지 소로스, '시간의 역사'를 쓴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 전설적 뉴스앵커 월터 크롱카이트, 우주비행사 존 글렌 상원의원, 유명한 환경보호론자 제인 구달, 셀레라 제노믹스 대표 그레그 벤터 등이라는 데는 부시도 놀랐을 것이다.

부시는 곤경에 빠진 것 같다. 그가 정찰기 사건으로 중국과 소모전을 치르고 있는 사이, 교토(京都)의정서 파기로 맹렬한 공격을 받는 틈을 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느 때 보다 톡톡한 실리외교를 펴고 있다는 사실도 그런 분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런 부시에게 동정이 가다가도 번뜩 정신이 들게 한 소동이 그제, 어제 낮에 발생했다. '4월 여름'에 모두 놀란 것이다. "이런 게 지구 온난화 징후라면 지구 온실가스의 25% 이상을 방출하는 미국이 그 방출량을 축소하자는 97년의 교토 약속을 휴지로 만드는 게 말이냐 되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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