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妄執

2001년 04월 25일 수요일


유가(儒家) 도가(道家) 법가(法家) 명가(名家) 묵가(墨家) 병가(兵家) 농가(農家)…. 이른바 제자백가들이 쟁명(爭鳴)하던 춘추시대는 어지러운 세상이었다. 심지어 잡가(雜家)까지 등장해 설(舌)로써 설(說)을 만들어 퍼뜨리니 백성들은 난세의 어지러움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새롭게 떠오른 군자의 덕목이 신언(愼言)이었다. 말을 삼간다는 뜻이지만 그 속엔 매사를 냉정하고 성실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함부로 입을 놀려 지껄이지 않는 게 신구(愼口)요 언행을 조심하는 게 신근(愼謹), 색을 삼가는 게 신색(愼色),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신택(愼擇), 혼자 있을 때라도 삼가고 조심하는 게 신독(愼獨)이다. 그 신(愼)과 반대되는 개념이 바로 망(妄)이다. 망은 망녕됨이요 허망함이다. 허망하니 성실하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하니 사람을 잘 속인다. 그래서 망은 법에 어긋난다. 착각 또는 환각상태가 망각(妄覺)이고 그 상태에서 제멋대로 구는 것이 망동(妄動)이요, 함부로 튀어나오는 말이 망언(妄言)이다. 망령(妄靈)이 들면 망상(妄想) 속에서 망발(妄發)하기 십상이요 그 끝장은 망신(妄身)에 이른다.

"한국과 중국 학자들은 역사에 대한 학력이 매우 낮아 일본교과서를 검증할 능력이 없다" "두 나라에는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없고 감정만 있기때문에 논의가 안 된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한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심포지엄에서 튀어나온 망언이다. 부끄러운 과거를 파묻기 위해 망계(妄計)를 세우고 역사를 망단(忘斷)한 그들이 한 술 더 떠 남의 나라 학자들을 싸잡아 망평(妄評)하고 그도 모자라 이웃나라를 비하하니 몸에 밴 망물(妄物)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꼬라지다. 돌덩이같은 그 망집(妄執)이 차라리 측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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