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儒家) 도가(道家) 법가(法家) 명가(名家) 묵가(墨家) 병가(兵家) 농가(農家)…. 이른바 제자백가들이 쟁명(爭鳴)하던 춘추시대는 어지러운 세상이었다. 심지어 잡가(雜家)까지 등장해 설(舌)로써 설(說)을 만들어 퍼뜨리니 백성들은 난세의 어지러움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새롭게 떠오른 군자의 덕목이 신언(愼言)이었다. 말을 삼간다는 뜻이지만 그 속엔 매사를 냉정하고 성실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함부로 입을 놀려 지껄이지 않는 게 신구(愼口)요 언행을 조심하는 게 신근(愼謹), 색을 삼가는 게 신색(愼色),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신택(愼擇), 혼자 있을 때라도 삼가고 조심하는 게 신독(愼獨)이다. 그 신(愼)과 반대되는 개념이 바로 망(妄)이다. 망은 망녕됨이요 허망함이다. 허망하니 성실하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하니 사람을 잘 속인다. 그래서 망은 법에 어긋난다. 착각 또는 환각상태가 망각(妄覺)이고 그 상태에서 제멋대로 구는 것이 망동(妄動)이요, 함부로 튀어나오는 말이 망언(妄言)이다. 망령(妄靈)이 들면 망상(妄想) 속에서 망발(妄發)하기 십상이요 그 끝장은 망신(妄身)에 이른다.

"한국과 중국 학자들은 역사에 대한 학력이 매우 낮아 일본교과서를 검증할 능력이 없다" "두 나라에는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없고 감정만 있기때문에 논의가 안 된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한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심포지엄에서 튀어나온 망언이다. 부끄러운 과거를 파묻기 위해 망계(妄計)를 세우고 역사를 망단(忘斷)한 그들이 한 술 더 떠 남의 나라 학자들을 싸잡아 망평(妄評)하고 그도 모자라 이웃나라를 비하하니 몸에 밴 망물(妄物)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꼬라지다. 돌덩이같은 그 망집(妄執)이 차라리 측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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