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후재앙의 세기가 온 모양이다. 지난해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중동부의 가뭄피해는 수백만의 인명과 가축을 희생시켰던 지난 83, 84년의 '지구 최후의 기록'을 경신해버렸다. 아프가니스탄 가뭄도 20년간 '끝없는 전쟁'을 치르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증오 같다. 지난해 깨진 기록 '30년이래 최악'이 올해 다시 깨질 게 분명하다. 이미 50만 명이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으로 떠났으며, 중부 산악지역에서만 10만 명이 서부의 헤랏 지역으로 이주했다고 국제원조선교회(IAM)가 밝히고 있다.

지난 해 6월 중국 허페이, 산시, 허난, 안후이, 전장, 후베이, 구이저우, 쓰촨성에서도 총경작지의 23%인 2천173만㏊, 주민 4천200만 명과 가축 2천200만두가 가뭄 난을 겪는 '사상 최악'기록이 수립됐다. 장쑤성 후자오댐 저수량이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았으며, 양쯔강은 우한시 부근 수위가 5.33m로 뚝 떨어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90년만의 최악'이라는 한해가 발생하고 있다. 소양강댐, 충주댐, 대청댐, 안동댐, 합천댐, 주암댐 등 전국 11개 다목적 댐의 저수량이 총 저수가능용량은 112억9천700만t의 38.4%로인 43억3천500만t으로 떨어졌다.

한반도의 모내기철은 실종 직전이다. 그러나 지난 여름 물난리를 겪고, 지난겨울 눈(雪) 난리를 겪어 그래도 하늘은 물 축복을 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면, 그리고 이쯤 살만한 나라인 것을 생각하면 올 봄 가뭄은 괜한 소리일 뿐더러 다분히 인재(人災)감이다. 건교부가 가뭄 끝에 '물을 가둘 댐을 건설하는 장기 계획을 서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댐 반대론자들'을 의식해 그렇게 엄포 놓듯 하지만 말고, 정말 소신있고, 설득력 있는 치수책을 이 기회에 내놓아라.



咸光福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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