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서울 연세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에서는 독도수호대 대원 김제의(27)씨와 이미향(28)씨의 장례식이 열렸다.‘김제의·이미향님의 명복을 빕니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그 곁에는 태극기가 펄럭이는 선상에서 바라본 독도를 담은 사진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27일 오후 2시쯤 충남 동학산에서‘독도 수호를 위한 임시총회’를 마치고 상경하다 충남 천안시 일장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68.35㎞ 지점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례위원들은 모두 고인들 또래의 20∼30대였다.

그들이 고인들을 '열사'로, 그 장례식을 '애국애족 장례'로 불러달라고 주문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김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독도지키기에 몸을 던졌던 젊은이다. 독도수호대 사무실 찬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며 그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3월에는 일본교과서 왜곡반대 사이버시위를 주도했다. 이씨 역시 구청공무원을 그만두고 독도수호대 일에 매달렸다. 독도장승세우기와 국토종단계획위원회 등 모든 행사를 계획하고 연락하는 몫을 맡아왔다.

이씨는 고향선산에 묻혔다. "내가 죽거든 독도 앞 바다에 뿌려달라"던 김씨는 오늘 아침 그의 섬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산 자들은 그사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고성 거진항에서 독도까지 오징어 배로 15∼20시간이면 갈 수 있다며, 배편을 알아봐 달라더니, 배 삯 모금이 시국시위로 오해돼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는 소식이 그제 밤에도 들려왔었다. 치고 받는 정치판이 싸 바르고 있는 세상 뒤편에서 그런 사건이 진행 중이다.

咸光福 논설위원hamlit@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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