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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01년 07월 03일 화요일


모든 시인들에 의해 예찬받는 계절의 여왕 5월 뒤엔 언제나 그저 그만한 6월이 알게 모르게 산천을 푸르게 푸르게 물들이며 지나가다가 문득 "아, 벌써 여름이구나" 하는, 불의의 습격을 당한 듯한 정서를 일으키며 7월이 찾아온다. 그러면 "벌써 7월인가" 하며 놀라는 사람도 있겠고, 짙은 여름에 열정 풀 곳을 찾아 여름휴가 떠날 계획을 세우는 성급한 젊은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여름아이'란 하동(夏童)과 '물아이'란 뜻의 하동(河童)이란 말이 친근하게 다가오니 여름은 분명 동심의 계절일 터이다. 그래서 '졸졸졸 시냇물아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는 이종구의 동시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내 마음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하는 김영랑의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으로 마음이 옮겨 지고, '물을 따라/ 자꾸 흐를라치면/ 네가 사는 바닷말에 이르리라고' 노래한 이형기의 '강가에서'란 시도 새삼스런 그리움 속에 떠오른다.

7월 초. 정말 이럴 때 동심처럼 세상사 다 잊고 그동안 소원했던 강가에 한번 나가 볼 마음이 생긴다. 도도한 강물의 흐름을 보고 차안과 피안의 그 깊은 단절에 몸을 떨든가,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 나룻배의 수고로움에 새삼스런 감동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며 잎술 파닥여 이육사의 '광야'를 읊다가 가이없는 강물의 흐름에 넋을 놓아도 좋다. 이글거리는 태양에 영혼을 빼앗기기 전에 7월 초여름의 푸르디 푸른 낭만을 느껴 갖도록 할 일이다.

7월이 왔다. 녹음방초 속에 백우선(白羽扇)을 부치며 녹수(綠樹) 고촌(孤村)에 낮닭 울움소리를 듣게도 된다. 정비석이 '성황당'에서 얘기했던가? '그러기에 산사람들에게는 봄보다도 여름이 더욱 친근하였다.'

李光埴 논설위원 misa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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