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지구'를 '온실가스'로부터 구해내자고 세계 168개국이 만들어낸 국제 협약이 바로 '교토기후협약'이다. 1997년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에 모인 세계 168개국 대표들은 한결같이 지구 온난화 현상을 우려하면서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메탄 등 6가지 가스의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상충해 구체적 감축량을 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1990년을 기준으로 세계 각국이 평균 5.2%씩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온실가스는 주로 선진국에서 배출한다. 미국이 그 대표적 국가로 지구촌 온실가스의 25%를 배출한다. 교토협약을 준수하려면 미국 등 선진국은 산업시설에 각종 규제를 강화해야 하고 그만큼 국가 경제성장률을 낮게 잡아야 한다. 그래서 교토협약에 합의한 168개국 중 이를 비준한 국가는 20개국도 되지 않는다. 목전의 국가 이익에 집착하는 '국제적 국가이기주의'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펜서 에이브러햄 미국 에너지장관이 최근 텔레비젼에 출연해 '교토협약이 미국에서 승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대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와 자발적 규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미국과 같은 입장을 보여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협조 없이는 교토협약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결국 미국과 일본이 빠져나간 교토협약은 빈 껍질만 남은 꼴이 되었다.

세계 환경전문가들은 백년 후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의 5배로 늘어나고 해수면이 35cm 높아져 육지의 5%가 물에 잠길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국부(國富)에 집착하는 선진국 지도자들에게는 마이동풍에 불과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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