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인구와 물' 내내 화두가 될 것이다. 99년 2월8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 헤이그 세계인구회의와 제네바 물 부족 대책 국제회의가 그 사실을 재확인했다. 두 회의는 상반된 주제에서 공통의 결론을 도출했다. 즉, '25년 후 세계인구는 83억 명에 이르며, 지구는 목말라 있다는 것이다'는 것이다. 물 전쟁의 세기를 경고한 것이다

. 두 나라 이상의 영토를 흐르는 강을 '다국적(多國籍) 강'이라고 한다. 지구촌엔 214개의 다국적 강이 50개국에 걸쳐 흐른다. 다국적 강 분쟁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를 요르단강이 먼저 보여주었다.

이 강은 폭이 3m밖에 안 되는 작은 개울이지만 비가 오면 생기는 사막하천 '와디'와는 달리 늘 물이 흐른다. 이스라엘, 시리아, 요르단, 팔레스타인해방기구로서는 '생명수'인 것이다. 67년의 3차 중동전은 이 강이 말라버릴지 모른다는 이스라엘의 위기의식이 촉발한 전쟁이다. 시리아가 이 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려 했기 때문이다. 세계 물 대전의 징후는 또 있다. 나일강 상류에 수단과 우간다의 댐 건설 계획을 놓고 이집트가 '공격할 준비가 돼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터키는 유프라테스강 상류를 차단한 뒤 '아랍국이 원유라면 우리는 물이 무기'라고 선언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다뉴브강의 수로변경을 놓고,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용수 문제로 갈등 중이다. 인도·방글라데시는 갠지즈강, 미국·멕시코는 그란데강, 이란·아프가니스탄은 헬만드강, 페루·에콰도르는 지루밀라강, 프랑스·스페인은 카롤강, 남아프리카 공화국·보츠나와는 초베강에서 물싸움 중이다. 춘천 물 심포니 일환으로 한림대 과학원이 북한강 평화의 댐 상류에서 ‘남북한의 물 협력'토론회를 갖는다. 금강산댐으로 차단 당한 북한강의 현실을 이들 다국적 강들의 현실 감각으로 조명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96년부터 DMZ 야외 토론회를 개최해 온 그 안목이 남북 물 협력을 거론할 그 '때'를 포착했을 것이다.


咸光福 논설위원hamlit@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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