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첨단산업을 이끌어가는 하이테크(High tech)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보통신로봇공학 유전공학 등 첨단기술을 요하는 분야에서 마이크로테크놀로지와 나노과학 기술이 응용된다. 그중에서 나노과학기술은 마이크로미터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극미세기술이다. 나노(Nano)는 난쟁이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나온 말로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다. 먼지보다 작아서 사람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나노세계'에 세계적 과학기술자들이 도전하고 있다.

그런 시대에 로테크(Low Tech)를 고집하는 산업도 만만치 않다. 100~300개의 공정을 거치면서 세계적 명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들이다. 편한 구두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테스토니'는 경력 15년 이상 숙련공들이 170개 공정을 거쳐 만든 명품이다. 본차이나의 원조를 자칭하는 영국의 '스포드'는 150년 전통의 수작업 방식으로 영국왕실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품 도자기를 만들어낸다. 40년 이상 경력을 지닌 장인들이 만들어내는 이 도자기는 독일의 '로젠탈'과 함께 도자기의 세계적 명품으로 꼽힌다.

명품은 숙련공들의 정교한 기술과 철저한 장인정신에서 탄생한다. 신마저 놀란다는 장인의 솜씨는 장구한 세월 혼을 쏟아붓는 노력 끝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진다. 장자(莊子)는 제나라 윤편(輪扁)이라는 목수의 입을 통해 장인의 경지를 이렇게 설명한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손으로 하는 일이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감이 작용한다. 그런 경지의 기술을 자식에게 가르칠 수도 없고 자식도 배울 수가 없다." 혼자 오랜 세월을 두고 터득한 경지라는 말이다.

전국 기능대회에서 벽돌쌓기 부문의 금메달을 딴 18살짜리 신세대 소년이 "벽돌쌓기는 고도의 감각이 요구되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장자의 윤편이 한 말과 맥이 통한다. 그 대회에서 입상한 도출신 10명의 어린 장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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