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동수

시인·한국문인협회 용인지부장

올 봄은 냉온탕이 들끓으며 지나간다. 멀리 있는 이곳에도 바깥 날씨는 눈비오고 바람 부는데, 안에선 온통 뜨거운 선거 열기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고향에선 선거를 몇 번 치르지 못했지만, 항상 관심은 강원도에 머물 수밖에 없다. 후보자 면면을 보니 몇몇 후보자는 아는 이도 있고, 몇몇은 익히 알던 현역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강원도에서 선거 열기는 그야말로 대단했었다. 그런데, 이번의 투표결과를 보고는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일을 발견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도지사 선거나 보궐 재선거 등에서도 적극적인 야당 성향으로 여당을 우울하게 긴장시켰던 강원민심이, 이번엔 어찌 싹쓸이로 여당에게 표를 몰아주어 조석지반으로 또, 긴장시키는 것인지 말이다.

인물을 선택했을까. 그간 민심이반을 눈치 챈 여당에게 기회를 준 것일까. 아니면,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발원하여 적절한 권력의 분배를 원했던 것일까. 아무튼 민심은 이렇게 나타났다.

이제부턴 표출되지 않고 복중에 숨어 있는 은유를 잘 헤아려야 할 사람들은 당선유무와 상관없이 바야흐로 국민을 위한다는 그들에게 있다. 그들이 때만 되면 아무리 감언이설 한다 해도, 속 깊은 민심을 헤아리기 어려운 것은, 항상 어느 한쪽으로만 기우는 편중 권력을 주는 실수는 강원도에선 이제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현명한 감자바위 민심인 것 같다.

이러한 지역에 평소 지역문제나 민생문제엔 별 반응이 없던 후보들도, 이때만 되면 구구절절 애국애민의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아니면, 듣도 보도 못하던 사람이 갑작스레 나타나선 시대를 아우르듯이 애국 애민자라 장광설이다. 그러나 지역의 대표는 비바람 불어 어려울 때, 같이 발 벗고 나서 그 아픔을 끝까지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투명해야 한다.

중국의 고전 ‘중용(中庸)’에 천하를 경영하는 9가지 원칙에 수신(修身)이 있다. 이는 최소한 리더가 되기 위한 덕목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리더가 스스로를 수양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지도할 수 없다는 것이 통치철학의 기본이다. 그러나, 이번 지도자로 나선 이들이 과연 일반인보다 더 양식 있고 훌륭한 민주시민이었을까. 오히려, 그 반대의 사람들이 섞여 있었던 것은 아닐까.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은 평소 최소한의 양심으로 마을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봉사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철 뜨거웠던 사랑처럼, 올봄이 지나가는 문턱은 너무도 분주하다. 다음에는 소양강가에서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하며 시원한 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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