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가 널리 보급되면서 농사일에 소를 이용하는 일이 드물어졌지만 그대신 고기를 먹기 위한 소 사육이 늘어났다. 한 마리 소를 도살하고 해체해 한 부위도 버리지 않고 철저하고도 완전하게 이용하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없지 싶다. 목심 등심 채끝은 구이나 스테이크용으로 쓰고 최상품 육질 부위인 안심은 고급스테이크와 로스구이용으로 쓴다. 소의 엉덩이 부위인 우둔과 앞다리 양지 설도는 산적 장조림 육포용으로 흔히 쓰이고 갈비살은 구이 찜 탕으로 그 요리 방법이 다양하다.

수소보다 암소고기를 높게 치는 것은 암소고기의 근내 지방도가 높아 육질이 연하고 씹는 맛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특히 고기를 썬 단면에 서리가 내린 듯 지방이 고르게 퍼져있으면 상강육(霜降肉)이라 해서 최고의 육질로 친다. 같은 소고기라도 고기의 결이나 모양 맛에 따라 치맛살 보섭살 아롱사태 차돌박이같은 이름을 따로 붙여서 구별할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별안은 유별나다. 수입소고기보다 한우 고기를 선호하는 것도 오랜 세월 한우 고기맛에 길들여진 입맛 탓이리라.

한우라고 해서 다 똑같은 한우가 아니다. 사육환경과 사육방법 먹이에 따라 고기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횡성한우가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치더니 최근 홍천 한우가 '늘푸름'이란 브랜드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강원도의 청정이미지를 업은 우공들이 축산농가의 차별화 전략과 독특한 사육방법으로 자라나서 '강원도 소고기'라는 명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명품이 이루어지기까지 산학협동은 물론 자치단체의 지원도 큰 힘이 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9월14일 양구에서 펼쳐지는 강원도 한우경진대회와 다양한 축산문화 행사도 명품 강원도 소고기를 널리 알리는 축제마당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