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 인터넷 증권 사이트에 올라 있던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글이다. "잘 살아 보자고 시작한 주식 투자, 당신은 극구 말렸었지. 그래서 당신 몰래 대출받아 시작한 게 화근이었어. 손실은 점점 커지고 만회하기 위해 또다시 대출…." 그리하여 이 글에서 화자는 입주해야 할 아파트 값보다 더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며 참회와 고백과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주식시장 소투자자인 '개미'들이 날린 돈은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의 7 할이 넘는 77조 원이었다. 한탕주의와 주식투기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머니 게임이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선진국에 비해 주식을 바탕으로 하는 대중자본주의 시대가 열리자면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지난 86년 런던스쿨오브이코노믹스 교수였던 수잔 스트레인지는 자신의 저서 '카지노 자본주의'에서 "고층 오피스텔 꼭대기에서 살아남은 금융노름꾼들만이 축배를 들고, 그 외의 사람들은 슬픔에 가득차 비참한 세기 말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금융노름꾼들이 주도하는 '카지노 자본주의'의 '미친 돈'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논리였는데 어쩌면, 정말, 그의 예언대로 97년 말에 월스트리트는 축배를 든 반면 우리는 국가 파산에 직면해 IMF를 맞고 말았다.

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도 주식서 돈을 날렸다니까 금융노름꾼들의 농간에 말려 '개미'들은 심중팔구 재산 탕진으로 패가망신하기 쉽다. 그런데 최근 이런 냉혹한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들려 온다. 3만 원짜리 강원랜드 주식이 13만 원으로 뛰어올라 투자한 시·군(市郡) 및 개인이 '대박' 직전이라는 것이다. '카지노'가 '카지노 자본주의'를 수호할 모양이다.

李光埴 논설위원 misa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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