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이처럼 유명해질 줄 알았더라면 내 자궁을 청동상으로 떠놓았을텐데" 1982년 공상과학 영화 E.T.가 세계의 스크린을 거의 채우고 감독 스필버그의 이름이 세계 구석구석의 조그만 지방신문에까지 떠오르자 스필버그의 어머니가 했다는 말이다. 조스와 스타워즈에 이어 E.T.로 영화황제의 자리에 등극한 스필버그는 쉰들러 리스트 쥬라기공원 라이언일병구하기로 마침내 '흥행의 마술사'에서 '마이더스의 손'이란 별명을 하나 더 얻었다. 그가 만드는 영화는 무조건 돈을 번다는 말에서 생긴 별명이다.

스필버그는 1946년생, 미국식 나이로 이제 겨우 쉰다섯살이다. 베이비 붐세대의 유태계 미국인으로 외로운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10대 소년시절 벌써 가족영화를 찍어 동네 사람들에게 상영했을 정도로 타고난 영화인이었다. 그가 영화를 상영하는동안 어린 여동생이 동네 관객들에게 팝콘을 판 일화는 유명하다. 스필버그는 요즘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간다'는 말을 '한 가지만 잘하면 성공한다'로 바꿔놓은 사람이다. 적성과 특기를 살려 끊임없는 아이디어 속에서 세계 최고의 '문화권력'을 이룩한 사람이다.

'될성부른 아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은 서양에서도 통하는 속담이다. 강철왕 카네기가 그랬고 발명가 에디슨이 또한 그랬다. 타고난 재능과 감각이 전문성으로 익어가기까지 사회적 환경도 중요하다. 스필버그를 키운 미국의 영화산업 붐이 그런 경우다.

엊그제 폐막된 춘천 청소년영화제에서 15명의 어린 '영화 꿈나무'들이 상을 받았다.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46편이 출품된 이번 영화제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탄 청소년들은 모두 중고등학생들이다. 그들의 작품이 비록 어설프고 설익은 것이라 해도 미래의 한국영화를 세계적 영화로 이끌어갈 모태가 될 것이란 기대에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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