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은 축음기나 라디오는 상품가치가 없다고 예언했다. 카네기는 20 세기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낙관했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앨버트 마이켈슨과 막스 본은 물리학의 법칙은 이미 모두 발견되었다고 장담했다. '뉴욕 타임즈'는 우주에서 로켓이 비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게 1920년의 일이었다. 인간은 10 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다. 미래는 오직 신만이 안다.

남아공 스텔렌보쉬대학 빌리 브레이텐바흐 박사는 16세기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유고사태에 적용해 "노스트라다무스는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시기는 6월 22일에서 7월 23일 사이다. 전쟁은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를 연결하는 3각 지점 안에서 발발한다"고 외쳤다. 1999년 4월의 얘기다. 그러나 3차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예언이 적중하는 경우도 있다. '문명의 충돌'로 유명한 새뮤얼 헌팅턴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1999년 7월 초 한국을 방문했을 때, "조지 W 부시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미국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며 대통령이 된 부시는 안보보좌관으로 콘돌리자 라이스를 임명할 테니 지금부터라도 그녀와 접촉을 시도하라"는 예언과 충고를 했다. 선거가 1년 반이나 남은 시점이었음에도 결과는 정확히 그의 예언대로였다. 높이 올라가면 멀리 보이는 모양이다.

'한국미래학회'가 30여 년 전에 1천60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30 년 뒤 한국의 모습을 예언했는데, 김일성 죽음 등 대북관계는 빗나갔지만 정권교체를 위한 혼란이 80년을 전후해 있을 것으로 본 것 등 유독 정치 분야 예언은 적중했다고 한다. 이렇게 적중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석학들이 몇십 년 뒤를 내다보는 혜안(慧眼)을 가졌기 때문인지 모른다. 아니면 한국의 정치라는 게 늘 같은 쳇바퀴를 돌리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李光埴 논설위원 misa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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