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반(反)탈레반 연맹'지도자 샤 마수도가 지난 9일 자신의 본부 사무실에서 자살 폭탄테러를 당했다. 범인은 기자를 사칭해 인터뷰를 하던 아랍인 2명. 이 연맹은 즉각 "집권자 탈레반과 테러리스트 빈 라덴의 합작테러"라고 주장했다. 오사마 빈 라덴(Usama Bin Laden), 그는 미국이 현상금 500만 달러를 국제사회에 내건 지명 수배자이며, 대미 테러의 공적(公敵) 1호이기도 하다.

빈 라덴은 1957년 사우디 리야드에서 '빈 라덴 그룹'소유주의 아들로 출생했다. 1979년, 구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어려서부터 이슬람 원리주의에 심취해 있던 그는 '알 콰이다(이슬람 구제기금)'를 설립해 회교 반군 지도자 탈레반을 지원했으며, 직접 전투에도 참가해 '아랍의 영웅'이 됐다. 1990년 미군이 사우디에 주둔하자 그는 즉각 반미 활동을 전개했으며 이 때문에 추방돼 국적을 박탈 당했다. 미국과의 악연은 그렇게 맺어졌다.

그는 자신의 도움으로 집권한 탈레반의 비호 아래 1996년 아프가니스탄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미국에 대해 지하드(聖戰)를 선포했다.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반미 테러에 쏟아 붓기 시작했다.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사우디 미군막사,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 지난해 미 구축함 폭파테러가 진행됐다. 그리고 '그가 곧 워싱턴도 공격할 것'이란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미국이 동시다발 항공기 테러의 배후로 그를 지목하는 것은 그런 배경 때문이다. '라덴이 다시 대미 테러의 불을 놓는다면 부시는 기름이 되어 달려들 것'이란 전망은 전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됐을 경우 중동은 쑤셔놓은 벌집이 될 것이고, 그후 세계는 어디로 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지금 지구촌은 '피의 화요일' 뉴욕의 하늘처럼 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咸光福 논설위원 hamlit@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