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사건으로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이슬람에 대한 종래 우리들의 이해에는 서구 기독교 문화가 전해 준 왜곡된 정보에 의존한 일면이 없지 않다. 기껏 우리는 알라가 아랍인들의 신이요, 무슬림의 신이며,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일부다처제 따위에 대한 편견으로 일관해 오지 않았던가. 또 걸핏하면 자살 폭탄으로 테러를 하거나 성전이란 이름 아래 전쟁이나 벌이는 '잔인한 문화'를 연상하는 미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왔다.

그러나 이젠 이런 식의 이해를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우선 코란은 전 세계 16억 명에 달하는 무슬림 인구가 매일 다섯 차례의 예배 생활을 통해 하루에 최소한 27 번에서 많게는 80 번까지 그 일부가 암송되는 이슬람교의 경전이다. 코란은 1천5 백년 동안 자구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원서 그대로 보존된 유일한 책이며, 불경이나 성경이 신앙적 영역만을 구속하는데 비해 코란은 여기에 더해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 인간 생활의 전 영역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마호메트에 대한 이해도 높여야 할 것이다. '세계를 바꾼 사람들 랭킹 100'이란 책을 쓴 마이클 H 하트는 인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첫 번째 인물로 마호메트를 올려 놓고 있다. 마호메트야말로 거대 제국을 건설한 뒤 이슬람 문화를 이룩하고 코란으로 무슬림 종교 언어를 하나로 통일하면서 정신은 신을 생각하고 머리는 메카를 향하도록 구심력을 만든 위대한 인물이란 것이다.

미국 정부가 "국내 무슬림을 공격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적은 이슬람이 아닌 테러리스트"라고 얘기한다. 이들의 태도는 세계 거의 모든 문화가 생성과 소멸 과정을 반복했지만 15 세기 동안 그 전통을 유지하면서 민족과 언어를 초월한 공동체 문화의 역할을 훌륭히 담당해 온 이슬람 문화에 대한 경외의 자세다. '이슬람'과 '테러리스트'가 동의이어가 아님을 명심할 일이다.

李光埴 논설위원 misa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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