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석근

강원도인재개발원 상임이사

인재(人材)란 학식과 능력,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선각자들은 이러한 유능한 인재양성을 통해 자신의 통치철학을 전승하고 인류공영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그만큼 인재에 대한 중요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만물은 사람에 의해 시작되고 관리되며, 그 역량 여하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50년 역사적 최대 위기인 한국전쟁을 맞았다. 그런데 그 폐허의 그늘에서 분연히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우리 특유의 교육과 인재 키우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는 필리핀이나 동남아 국가들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훨씬 못 미친 나라였다. 그러나 우리는 남다른 교육열과 많은 우수인재 양성을 통해 반도체, 선박, 자동차 등 각종 기술 산업분야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서게 됐다.

이러한 사례는 가까운 선진국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주장한 기업가가 하버드대에 거액의 인재양성기금을 기부하면서 미국사회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가져 왔다고 한다. 그리고 아칸소는 미국의 아주 작은 도시이지만, 세계최대의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창업주와 클린턴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이스라엘은 중동의 아주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국가가 되었고, 유대인은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을 움직이는 리더그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교육의 힘과 우수한 인재를 많이 육성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우리 강원도 현실은 어떨까? 세계지도상에 점하나 크기의 아주 작은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그중에서도 변방에 위치한 강원도. 척박한 산악지역과 부족한 인재, 말 그대로 낙후와 소외의 대명사가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그 답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일찍이 제19대 강원도지사를 지낸 박종성 지사께서는 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강원도 사람을 키우자는 선각자적 안목에서 지난 1974년에 전국 최초로 새 강원장학회를 설립하고 서울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강원학사를 건립하였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약 3000여 명의 학사수료생을 배출하였으며, 그들은 현재 정관계 및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강원도에서부터 시작한 인재육성 시책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전파되어 지금은 각 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각종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라북도 등 5개 지자체에서는 서울지역에 기숙시설인 장학관을 건립해서 운영 중에 있다. 특히 일부지자체는 거액의 지방비 출연과 민간 기금모금을 통해 별도의 장학재단을 설립하여 지역인재 키우기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작금의 강원도 현실은 어떤가? 처음 인재육성을 부르짖으며 출발은 우리는 가히 선구자적 혜안이었으나 지금까지의 결과는 매우 회의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시설 규모면에서 수요 대비 시설이 절대 부족하다. 그리고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재정 규모 역시 현재 122억원으로 다른 시도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 대책은 없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인재육성에 대한 범도민적 성원과 관심 그리고 도 및 시·군, 기업체, 단체, 독지가 등의 지원과 참여, 열정이 그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하여 인재육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수없이 강조해 왔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너무 미온적이고 소극적이며 회의적이었다.

이제는 과거와는 달리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고 한다. 그 만큼 사회구성원 간의 경쟁이 치열한 면도 있지만, 인재를 키우는 주변 환경이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인재는 배척하는 가운데서는 절대로 키워질 수가 없다고 한다. 나무는 물을 먹고 크지만, 인재는 구성원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큰다고 한다. 그리고 수인백년(樹人百年)이요, 수목오십년(樹木五十年)이란 말이 있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강원도의 낙후와 소외는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고 꿈꾸는 강원도의 미래인 것이다.

장차 세상을 감동시킬 예술가, 혼자서 1만 명을 먹여 살릴 기업가, 세계를 리드할 과학자 이들이 곧 강원도에서 키워지길 도민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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