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낮보다 밤이 더 무더워야

여름의 진가를 극도로 높이고



여름은

울창한 숲을

시원한 파도를

시도때도 없이 그리워야 한다



매미 지지고 볶고

연거푸 덥다타령 해야

그게 진정 여름인 것이다



뜨거운게 아니라

지독스럽게 후텁지근 해야

여름이 여름다운 것이다



길 바닥에 잡초가 시들시들하고

그 억센 질경이가 뼈만 남아야

그 해 가을이 아름다운 것이다



대낮만 뜨끈한 것은

대자연은 더운지를 알지 못한다

소름떠는 열대야가 달포

지새워야 대지는 땀이 흐르는 것이다



가을들판이 먹음직스러우려면

매미가 지쳐야 하고

농부의 등에 땀이 마를 새가 없어야 한다



매미야 미안하다

풍성한 가을을 위해

너 지칠때 만을 기다리고 있음을



그래도 그래도

연이은 열대야만이

대지가 땀을 송글송글 흘린다 하니

이규영·강릉시 포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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