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기록적인 불볕더위와 가뭄에 이어 중부지방의 폭우까지 겹치면서 배추 등 채소와 일부 수산물 가격이 폭등해 서민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23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각 지역 시장 등을 통해 가격을 조사한 결과 고온과 가뭄 등으로 말미암은 작황 부진으로 전반적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배추는 생육이 지연되면서 대구지역에서 중품 1㎏당 도매가격이 800원으로 한달 전 600원에 비해 33%가량 올랐고, 강원 춘천 중앙시장에서도 1포기당 지난해 2천500원이던 것이 4천원으로 60%나 올랐다.

대파(1㎏)도 대구지역에서 2천원으로 한달 전(1천600원)보다 25%, 강원지역에서 2천660원으로 8월 첫째주 2천원보다 33% 각각 상승했다.

홍고추(1㎏)도 1만1천500원으로 지난해 8천750원보다 약 20% 올랐다.

특히 시금치(4㎏)는 생육부진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한 달 전 1만7천원에서 3만7천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미나리(20㎏)도 2만4천원에서 4만6천원으로 각각 값이 뛰었다.

또 생강은 20㎏당 12만5천원으로 한달 전(9만5천원)보다 30%가량, 양파는 1㎏당 900원으로 한달 전보다 20% 올랐다. 수박도 계속된 무더위에 따른 소비 증가로 같은 기간 1개(11㎏)당 1만원에서 1만6천원으로 60%가 올랐다.

광주 서부농산물도매시장에서도 한달 전에 4㎏ 1상자에 1만9천250원이던 적상추 가격이 한달 만에 3만3천원으로 71.4%나 껑충 뛰었고, 취청오이도 1박스에 3만6천500원에서 8만3천원으로 127.4% 폭등했다.

열무와 깻잎, 풋고추, 오이, 애호박 등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가격이 크게 올랐다.

aT 대구경북지사는 최근 잦은 비가 내리면서 배추 등 잎채소류의 경우 생육 호전과 공급물량 증가로, 시금치와 대파 등은 가격급등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농산물의 가격 상승은 전국이 비슷한 상황이며, 이는 올여름 고온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작황이 나빠진데다 가뭄까지 겹치면서 수확기 채소의 생육 발달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더위의 영향으로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심각한 적조 때문에 양식장의 어패류가 대규모로 폐사하는 등 수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만 적조와 고수온의 영향으로 전복 179만9천여마리, 돌돔과 넙치 49만5천여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전체 양식장 생산량의 0.16%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남도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이들 어류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경남 남해안 양식어류의 57%를 차지하는 우럭은 최근 고수온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운반 도중 폐사율이 높아지면서 예년의 절반 수준인 1㎏당 5천원 미만의 가격에 거래되는 등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 사례도 있다.

수협 광주공판장에서 오징어 20마리들이 1박스에 1개월 전에 2만5천원 하던 것이 이날 현재 3만5천원으로 40%가 올랐다.

고등어는 제철을 맞아 광주 양동시장에서 1㎏ 기준 4천300원으로 전달과 비슷하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갈치는 1㎏에 전달과 비슷한 1만9천원 선에 거래되면서도 소매시장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금값'을 향해 가고 있다.

수협 광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오징어 등 일부 어종을 빼고 도매시장에서는 아직 가격 폭등 사례가 많지 않지만 소매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오름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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