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국민 소통 행보의 보폭을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안 원장은 23일 춘천에 있는 `우리기름 방앗간'을 방문해 60, 70대 어르신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방앗간은 춘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시장형 사업장으로, 10여명의 어르신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앞서 21일에는 은평구에서 교육 프로젝트 종사자 30여명과 만났고, 10여명의 자활근로자 및 사회복지사들과 면담도 했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달 들어 20-40대 여성들의 독서 토론회(14일), 전주 소재 국제탄소연구소 연구원 간담회(16일)에 이은 소모임 형식의 대국민 접촉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그는 이를 통해 육아ㆍ교육ㆍ복지ㆍ여성ㆍ노인ㆍ첨단산업 등 다방면에 걸쳐 국민의 고충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대선주자들의 민심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치 행보이고, 서울은 물론 전주, 춘천 등 지방으로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대선 출마선언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범야권 원로들의 대선 출마 요구에 `반응'한 것도 주목된다. 그는 그동안 팬클럽 성향 단체들의 잇단 지지 선언에 대해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

백낙청 서울대 교수,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 등 야권 원로들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야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 안 원장의 역할과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그러자 안 원장은 백낙청 교수와 회동한 사실을 전하면서 "사회 원로들의 말씀도 경청하겠다"고 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비록 안 원장이 심중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았으나 학계와 종교계, 시민사회 등을 망라한 야권 원로들의 요구인 만큼 `최종 결심'에 적잖은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그의 춘천 방문 시점도 묘한 파장을 낳았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방송3사 주관 TV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경선 레이스에 첫 시동을 걸었다. 안 원장이 의도했든 안 했든 민주당의 경선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결과가 됐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경선이 뜰 만하면 안 원장 얘기가 나온다"고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야권 입장에서 보면 안 원장과 민주당은 파트너십을 갖고 가는 게 좋다"면서 "안 원장은 민주당 경선 흥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민주당도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으로 간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너무 예민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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