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로 들어
타는 목
한 사발 곡주로 축이니
살랑바람에 흔들리는 숲 틈새로
햇빛은 춤추고
가끔 홀로 앉아 있는
언덕아래
냇물도 고요하다.
더위에 지쳐
풀벌레 울음소리마저
희미해지는 한낮
이슥한 밤인 양
가만히 음미하는 산다는 의미
스르르 눈 감고
꿈 여행 간다.
꼴 지고
누렁황소 동무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움푹 파인 주름두렁길
가물거리는 물결 노을
잠시 머물다
뜻 없이 간 자리로
어둠이 언덕을 넘어온다.
한때인 줄만 알았으나
처음 새긴 뜨거운 울림이
세월 쌓여갈수록 이렇게 가슴을 채울 줄
툇마루에 나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찰옥수수 한 소쿠리 놓고
달빛 보듬어
회상(回想)같이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운다.
이상복·원주평생교육정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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