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영

전 고성교육장

2012년은 ‘독서의 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독서의 해’선포식과 함께 ‘하루 20분, 한 해 12권 책읽기’, ‘책 선물하기’, ‘주변 도서관 및 서점가기’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 할 수 있는 독서를 장려하는 캠페인을 펼쳐 왔다. 9월은 독서의 해 중에서도 더욱 의미가 깊은 ‘독서의 달’이다. 독서의 달을 맞아 책 읽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독서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과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가 많이 기획되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춘천시립도서관은 김유정 문학촌에서 ‘우리아빠 어릴 적에’라는 주제로 책축제 행사를 갖고 책 읽어주기, 여성 문인 작품전, 옛이야기 구연대회, 김유정 글짓기 대회 등의 행사를 개최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행사들은 행사 자체로만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본래 독서는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 속에서 감동과 깨달음의 즐거움을 느끼고, 올바른 가치와 삶의 진실을 내면화하는 일이다. 특히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있어 독서는 간접경험을 확대하고 미지의 세계를 가르쳐 주며, 내면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이러한 독서를 통해서 건전한 인격 형성을 도모하는 교육적인 활동이 바로 독서교육이다. 독서교육의 의의는 즐거운 책읽기의 경험과 폭넓은 독서활동을 통해 정보화 시대에 요구되는 정보 활용 능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고 정서순화 및 바른 가치관, 인격 형성으로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진실되게 가꾸어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따라서 독서는 책의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여 책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상황이나 환경에 적응하고 통합하며 확장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독서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독서교육은 왜 필요하며, 그 방법은 어떻게 해야 바른 것이 되는 것일까? 그것은 학생에게 올바른 독서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교육시켜 줌으로써 학생이 우수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식정보화 사회를 주도해 나갈 건전한 인성에 기초한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데 독서만큼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서교육이 제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교들은 대부분 내실은 갖추지 못한 채 요란한 구호만 남발하고 있을 뿐이다. 학교는 하루 빨리 학생들이 다양한 독서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독서교육의 기본을 세워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식정보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교사중심, 교과서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은 이제 낡은 것이 되어 버렸다. 날로 폭증하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교사가 다 가르칠 수도, 교과서에 다 담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학습자 중심, 자료 중심의 교육이 우리교육이 자리 잡아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 그 핵심에 독서교육이 있다. 독서교육은 대표적인 자기주도적학습 가운데 하나이다.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 실시되고 있는 독서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풍토 때문에 소홀히 취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서는 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운 것이 되었으며, 도서관은 자습실이나 도서 대여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설사 독서교육을 실시한다고 해도 책의 내용을 정리 암기하는 수준에 그쳐 진정한 창의력과 자기주도적학습 능력을 길러내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모습을 극복하고 독서교육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 차원에서 독서교육을 총괄하여 지도할 수 있는 독서 전문조직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풍부한 자료를 갖춘 전산화된 도서관을 마련하고 전문 사서를 배치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통해 재미있는 독서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교과별 독서지도 매뉴얼을 확보하여 독서와 교과교육을 연계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학교 홈페이지에 독서교육 코너를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방법이다. ‘오늘의 reader가 내일의 leader가 된다.’ 는 경구를 명심하고 독서분위기 조성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서교육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여야 한다. 9월 한 달만이라도 우리 주변에서 책 읽는 소리가 온 세상을 깨워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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