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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 들어온 돌과 박힌 돌

이용호 2012년 09월 18일 화요일
   
▲ 이용호

화천제일교회 담임목사

토박이란 ‘대대로 그 땅에서 오래도록 살아 온 사람’이란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몇 대를 이어가며 살아야 ‘토박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토박이가 박힌 돌이라면 다른 나라 혹은 다른 지역에서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들은 굴러온 돌인 셈이지요.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는 언제나 굴러온 돌과 박힌 돌 사이의 갈등이 있습니다.

201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40여개국 130만명(불법체류자 17만명 포함)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느새 다문화국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국제결혼과 일자리를 찾아온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살아가고 있습니다. 식당과 영세한 규모의 공장에서 쉽게 외국 노동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그들 모두는 굴러온 돌들입니다. 2011년 통계로 보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백수가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외국 노동자들로 인해 없어졌다(?)고 표현해도 될까요?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스포츠까지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의 갈등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뉴질랜드 국조는 ‘키위’라는 새인데, 새의 주둥이는 좁고 길며 꽁지가 없어 날지를 못합니다. ‘키위새’라고 부르는 이유는 “키위 키위”하고 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키위는 야행성으로 겁이 많으며 낮에는 나무구멍이나 땅속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나와 활동합니다. 평소 온순하지만 자신의 영토를 침입한 적을 보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움을 벌인다고 합니다. 뉴질랜드에 사는 백인들은 ‘키위’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키위새처럼 온순하고 순박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자기 일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뉴질랜드에는 120개 이상의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이 다 함께 모여 잘 살아가고 있는 작은 세계’인 셈이지요.

한 달 정도 있으면 화천주민이 된 지 일년이 됩니다. 우리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의 출신지역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등 전국 모든 지역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2대 혹은 3대를 이어 화천에서 살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황해도에서 태어나 인민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되고, 한국군에 입대하여 화천지역에서 근무하다 제대한 후 살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퇴직한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와서 사는 분들도 있습니다. 주민 수보다 많은 군장병과 가족들도 있습니다. 화천은 쪽배축제와 토마토축제 그리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산천어축제를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인심이 좋은 화천, 살기 좋은 화천을 만드는 것은 먼저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우리들의 책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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