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덕

사회복지사·경영지도사

미국 경제사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은 1974년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론을 발표했는데 이를 이스털린의 역설이라고 불린다.

그는 1946년부터 빈곤한 국가와 부유한 국가, 그리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국가 등 30개 국가의 행복도를 조사하여 가난한 국가에서 오히려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증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이 2만불을 넘었으나 1960년대는 100여 달러였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도가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와 비례하여 커졌을까는 의문이다.

지난해 국내 방송사에서 ‘행복해지는 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시민들로부터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것에 대한 설문결과를 방영했다. 응답자의 40.7%가 돈, 28.4% 건강, 가족 20% 등이라고 했다. 또 행복과 소득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여 월 400만원 이상이 되면, 500만원을 버나 600만원을 버나 행복수준에는 큰 변화가 없고 행복과 돈은 정비례 관계는 아니라는 결과도 방영했다. 앞서 말한 이스털린의 역설이 한국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목적을 정의하라고 하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행복은 사람마다 행복의 가치관도 다르고 기준점도 다르므로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그러나 행복은 마음속에 있으며 행복에 이르는 길은 사람의 수만큼 많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다른 것을 희생하지 않으며 현실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지 않을까 한다.

최근 폐막된 올림픽의 사례를 보더라도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 중 누가 더 행복한가를 보면 동메달리스트라고 한다. 우리를 행복하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비교대상이 누구인가 하는 것에서 오는데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리스트를 쳐다보며 속상해 하고 동메달리스트는 4위와 비교해서 행복감을 더 느끼기 때문이다.

고 장영희 서강대 영미문화과 교수는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자기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어리석고 시간낭비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라고 했고, 고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하였다. 먼저 살다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준 선물같은 말을 통해 우리는 내 안에 있는 행복을 남들과 비교하면서 그 행복의 가치를 깎아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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