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물건 정리를 하다가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를 살포시 열어보니 거기엔 학창시절 친구들과 주고 받은 편지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 편지들을 하나 하나 열어보고 있자니 내 학창시절을 함께한 친구들과의 추억과 그들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촉촉이 젖어들었다.

우리는 매일 집 앞을 드나들면서 무엇인가 삐죽삐죽 꽂혀있는 우편함에 자연스럽게 눈이 가게 되고 “공과금 고지서겠지,광고물이겠지……”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대수롭지 않게 우편함을 뒤적거린다.

하지만 그때 무언인가 낯선 손 글씨가 눈에 띄고 낯익은 이름이 적힌 편지 한통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때 느끼는 반가움은 매일 받는 인터넷 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가져다주는 소식과 비교할 수가 있을까?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 그 안에서 우리는 점점 더 편한 것에 녹아 들어 빠르게를 외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것, 소중한 것은 여전히 사람 손의 몫이 아닌가 싶다. 지나가는 풍경 하나 하나에도 의미가 부여되고 누군가가 무작정 그리워지게도 되는, 낭만적이면서도 외로워지는 계절, 바로 가을이다.

바쁜 삶에 쫓겨서 “한번 만나야 되는데, 전화 한통 해야 하는데…”하고 생각만 하다가 잊고 지냈던 친구나 은사님, 내 소중한 가족에게 나만의 손 글씨로 그 마음을 한번 전해보자.

아마 편지를 받은 그 사람은 매년 가을 당신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편지로 그리움의 향기를 전해보는 것, 이처럼 로맨틱한 이 가을을 더 사랑하는 법이 아닐까 싶다. 그런 우리곁엔 언제나 빠알간 우체통과 사람과 사랑을 이어주는 우체국이 기다리고 있다.

송은하·영월우체국 우편물류과 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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