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에 취약한 남한강 유역

▲ 장창래

한국교통대 토목공학과 교수

최근에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와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홍수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남한강 유역은 매년 여름철만 되면 홍수 피해에 대한 걱정이 다른 지역보다 크다. 우리나라에서 기상을 관측한 이래 최고의 기상기록인 ‘극기상’기록을 살펴보면, 2002년 8월에 강릉에서 1일 강수량이 870㎜였고, 2006년에는 충주댐에 설계홍수량을 초과하는 홍수가 유입되어 댐의 안전을 위협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22일부터 7월 17일까지 춘천을 비롯한 영서지방에 예년의 2배가 넘는 870㎜의 비가 내려 침수피해와 산사태로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남한강 상류는 이러한 홍수에 대해 매우 취약하다. 유역면적이 1만2408㎢이고, 홍수조절용량이 6만7600만t인 남한강 유역의 면적이 1만745㎢이고, 홍수조절용량이 13만5200만t인 북한강 유역보다 면적은 크지만, 홍수조절용량은 50% 수준에 불과해 홍수조절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홍수안전도가 5등급(매우 위험)수준으로 홍수에 매우 취약하며, 이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최근에 기후변화에 의하여 강수량의 변동 폭이 커지고, 극한 홍수와 가뭄의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바라만 보는 것은 시한폭탄이 앞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남한강 유역 홍수 대비 시급

남한강 상류지역의 치수대책 필요성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으나, 그 대책을 수립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영월댐 건설 백지화 사례이다. 남한강 유역의 치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건설 예정이었던 영월댐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백지화된 이후에 2006년 여름 태풍 ‘에위니아’와 집중호우로 인해 남한강 상·하류지역은 홍수범람 위기에 처했고, 홍수경보까지 내려졌다. 그 후에 이 지역에 대한 치수대책의 논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남한강 상류의 홍수피해 경감을 위해 다목적댐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배수시설 확충 등 수리시설물의 관리를 통한 피해 저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양측 모두 치수대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피해 원인과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는 의견이 달랐고,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잊혀 갔다. 이러는 동안에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매년 여름철만 되면 홍수에 대한 걱정으로 한숨만 쉴 뿐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수재해는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다양한 방법과 의견 수렴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강 상류지역의 치수대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시급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지혜를 모아 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해결책 없는 일방적인 반대도, 다른 의견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주장도 없어야 할 것이다. 시행방법의 타당성은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고, 정부에서는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정책과 예산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현실이 되었고,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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