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람이 이 세상에 날 때 그 입 안에 도끼가 생겨 그로써 제 몸을 찍나니 그것은 악한 말 때문이니라’라고 명심보감은 전한다. 대통령의 급사를 원한다는 말 이외에 도가 지나친 말들로 구설수에 오른 민주당 김광진 의원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글이다. 막말로 매스컴에 자주 회자되는 정치인들은 나라의 격을 떨어뜨림은 물론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공자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백성들의 신뢰라고 했는데, 그래서 신뢰가 없으면 국가 근간이 흔들린다는 무신불립 (無信不立)을 강조했는데 어떻게 정치인의 소임을 다할 수 있을는지 걱정이다. 솔직히 결여된 인성이 이뤄낸 일이 오죽하겠냐는 마음이 앞서니 그들이 하는 말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말은 사람의 모든 인격을 대변하는 가장 훌륭한 바로미터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미 내 속에 자리잡은 언어습관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상황이 변하면 그 상황에 맞게 자신을 위장하거나 절제할 수는 있지만 나쁜 언어습관은 언제든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다가 방어가 필요한 경우이거나 내몰리는 분위기가 되면 튀어나온다. 잦은 설화로 비난을 받은 정치인이 끝내 변화되지 않고 정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을 우리는 익히 목격해 왔기에 하는 말이다. 얼마나 압박감이 컸으면 하고 이해하려 애써보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개인성향이 큰 것이지 상황이 절박하다고 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이다.

공자는 제자들 중 안회를 좋아했다. 안회는 자신의 분노를 남에게 표출하지 않는 불천노(不遷怒)를 실천했기 때문에 공자는 그를 수제자로 생각한 것이었다. 즉 논어에서는 자신의 분노를 남에게 옮기지 않는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숙된 사람으로 존경받는다고 정의한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은 두려워 해야 한다고 이해인 수녀는 ‘말을 위한 기도’에서 경고한다. 한마디 말이라도 숙고가 늘 필요한 이유이다. 막말로 국민정서에 민폐를 끼친 정치인들은 ‘말에는 내 자신의 인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를 주문처럼 외운 후에 말해야 옳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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