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승혜

원주우체국 홍보담당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어느새 옷깃을 다시 추스르게 되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그 안에서 낙엽이 언제 노랗게 물들고 떨어지는지, 하늘은 얼마나 푸르고 깊어지는지 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며 오늘도 저마다의 꿈과 목적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휴대폰, 인터넷 등으로 인해 수기로 작성했던 예전과 달리 업무의 처리 속도와 이동시간도 모든 게 빨라졌지만 항상 우리는 쫓기면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을 하고 있다.

참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도 모든 걸 빨리 처리할 수 있는데도 나는 왜 항상 여유가 없고 시간이 부족한 걸까.

이런 이야기가 있다. 두 농부가 논에서 열심히 벼를 베고 있는데 한 사람은 허리를 펴는 법 없이 계속 벼를 벴고 다른 한 사람은 중간마다 논두렁에 앉아 쉬었다. 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말이다. 저녁이 되어 두 사람이 수확한 벼의 양을 비교해 보았더니 틈틈이 논두렁에 앉아 쉬었던 농부의 수확량이 훨씬 더 많자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한 농부가 따지듯이 물었다.

“난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했는데 이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러자 틈틈이 쉰 농부가 웃으며 대답했다. “난 쉬면서 낫을 갈았거든.”

이 이야기 속에서 한번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무딘 낫을 들고 온종일 땀 흘려가며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그러면서 나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위안을 삼고 있지 않은지 말이다.

원주우체국에서는 이 같이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한 현장개선활동 시범 모델국으로 2년째를 맞고 있다.

“나무 베는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쓰겠다”고 말한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처럼 현장의 업무 개선을 위해 직원들이 같은 일을 하면서도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좀 더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작은 이동 동선부터 시작해서 프로세스 개선까지 다양한 현장개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현장업무 개선을 통해 모두 60여 건의 이슈 발굴과 개선으로 8700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쉬어가며 일하는 농부처럼 같은 일을 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또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면 그렇지 않아도 딱딱하고 바쁜 삶이 조금은 여유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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