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돈’의 도덕적 의미에 대한 진지한 고민

 

오늘날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는가? 자본주의가 진전되면서 시장과 시장중심의 사고는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작용하는 범위를 넓히면서 삶을 지배하고 있다. 대입자격·공공안전·출산·봉사활동 등 비시장적 도덕과 규범이 지배하던 영역마저 돈으로 사고파는 현상이 만연하면서 시민정신·사랑·명예 등 전통적 덕목의 가치가 퇴색하고 있다. 더구나 전통적 덕목을 시장화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혁신하는 것이라는 그릇된 신념마저 생겨났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로 무분별한 탐욕 등 시장지상주의의 도덕적 결함이 부각되면서 이러한 흐름이 변화할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시장만큼 성공적으로 풍요와 번영을 이끌어내는 대안적 경제체제가 없다는 점에서 논의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로 귀결되고 있는 형국이다. 본인도 한국은행에 근무하면서 ‘스스로 규율하는 힘이 없음’이 확인된 시장구조를 어떻게 규제·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다.

그러나 정의(Justice) 분야의 최고학자 M.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시장의 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를 어떤 가치로 지배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재고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무엇이든 사고파는 세상에서는 돈이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된다는 점과 시장가치가 비시장가치를 손상·변형시킨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사례별로 재화의 도덕적 의미와 가치의 적절한 평가방법에 관해 토론을 벌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올바른 사회와 경제체제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책이다.

◇약력=△철원 △춘천고, 국민대, 연세대학원 △총무국 조사역 △총무국 과장·조달관리팀장 △강원본부 기획조사부장 겸 부본부장 △강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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