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인터넷이 난리가 났다. 오빠 삼촌팬들의 사랑을 둠뿍 받던 가수 아이유가 은혁이와 찍은 사진을 잘못 올리면서 벌어진 사단이다. 유명인들은 작은 실수로라도 추락하게 되면 회복 어려운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대중 속 스타들의 지위는 늘 조건적이고 가변적이라는 소리이다. 대중은 유명인을 동경하고 열광하지만 어느 순간 그 유명인이 자신을 실망시켰다 싶으면 비난과 증오를 서슴지 않고 매몰차게 돌아선다. 이것이 대중의 속성이다.

대중 속 유명인 세월이 20여년 가까운데 한결같은 인기를 유지한다면 참 잘 살아온 인생이다. 진솔한 자기개방과 건강한 소통을 실천하는 박찬호 이야기이다. ‘나는 나의 능력을 믿으며 어떠한 어려움이나 고난도 이길 것이다’로 시작하는 다짐글이 한동안 박찬호 홈페이지 메인화면이었다. 지금 박찬호 홈페이지 메인화면은 ‘내 인생의 목표는 나의 성장이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노력과 집중 다시 한번 나의 한계에 도전하는 2012년 즐겁다’이다. 조금은 무거워 보이는 각오의 글들이 그가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살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이 자신을 통해 한국을 배우기 때문에 늘 한국을 대표한다는 모범적 삶에 대한 사명감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말해 온 박찬호였다.

스타가 되어 추종세력이 많아지면 판단력을 잃는 것이 인지상정이기에 스타의 무서운 정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기관리에 뛰어난 박찬호가 돋보이는 이유이다. 박찬호가 희망과 도전 성공의 아이콘으로서 칭송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비단 세계무대에 진출한 선두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기에 휘둘림 없이 어떤 위치에 있든 자신의 삶에 대해 성실하고 경건해야 한다는 박찬호의 마음가짐이 팬의 성원을 유지하는 비결인 것이다. 힘든 IMF 시절에 국민들에게 뭔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던 박찬호가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진정 아름다운 마무리에 박수를 보낸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란 고은 시인의 시구처럼 박찬호의 또 다른 삶도 기대해 본다. 박찬호의 인품과 역량이라면 충분한 귀감이 될 수 있기에 마땅히 드는 기대감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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