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추산 돌탑 골을 휘돌아온 바람이

잠자는 영혼 깨워놓고

훠이훠이

겨울 연가를 부른다.



시간과 공간을 잊은 채

30년 모진 풍상 온 몸으로 이겨내며

켜켜이 쌓아 올린 돌탑 3천개.



정성과 정성이 하나가 되어

어깨를 겯고 있는 돌탑사이로

무심한 세월의 흔적들이

물안개처럼 피어나고

바람에 굴러가는 영혼은

겨울 나비되어 허공을 맴돈다.



그 무슨 까닭인가 그 무슨 인연인가

이 모진 고뇌의 늪을 허우적거리며

수천 번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

그 날의 절규와 눈물이 빚어낸

거대한 풍경들이

또 다른 형상으로 우리 앞에 다가선다.



바람이 멈추고 시간이 멈추고

그 날의 아픈 기억 발길에 차이는데

시린 별빛 쏟아지는 노추산 산허리엔

밤새도록 울어 애는 소쩍새 울음소리.

임종길·강릉시 명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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