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수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흑룡의 해 임진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국제 정치적으로 미·중·일·러 등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의 지도자가 모두 교체되었으며 경제적으로는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올해도 힘든 한해를 보냈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선으로 정신없이 보냈고 경제적으로는 해외 역풍의 여파 등에 따른 각종 경제지표의 부진으로 성장률이 2%대에 그쳤다. 금융 측면에서도 웅진그룹 사태, 저축은행 구조조정 지속 등으로 다사다난한 일년을 보냈다. 그 와중에서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상향조정하는 등 좋은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호주머니를 가볍게 한 어려운 한해였다고 할 수 있고 이런 우울한 심정을 그나마 싸이의 말춤이 어루만져 주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강원도는 상대적으로 나은 2012년을 보냈다. 80년대 후반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지속적으로 전국평균을 하회하던 경제성장률이 전국수치를 추월할 것이 확실시되며 이러한 흐름은 2013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청은 기업유치와 전략산업 육성, SOC투자에 힘입어 2012년 중 강원도의 성장률이 4%(전국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은 5.2%(전국 3.1%)를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도 금년중 강원도 경제가 전국 평균보다 좋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년도 강원도의 경제성장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도민이 한마음으로 전력투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우리나라와 강원도를 둘러싼 경제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은 경기부양효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유럽, 일본은 매우 낮은 수준의 성장에 그칠 전망이며 미국도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으나 재정긴축 등으로 완만한 개선추세에 그칠 전망이다. 이러한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 국내적으로도 소비·투자 등 내수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강원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부채 문제, 자영업 및 중소 건설업체의 과당경쟁 등 어려움들이 산적해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기관들이 강원도정이 나아갈 바를 측면지원하고 도민들에게 경제상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등 경제활동 의욕을 북돋움으로써 내년에 강원도가 경제성장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사실 2012년중에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조사연구와 지역민 친화적인 활동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조사연구업무를 강화하고 세미나 및 정책토론회를 수시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강원도에 적합한 성장전략을 모색하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정보제공, 경제특강, 중소기업 자금지원 등 여러 분야의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였다.

내년에도 강원지역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하면서 조사연구 활동을 한단계 더 발전시켜 강원경제를 선도하는 방향타(economic navigator)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고자 한다. 아울러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홍보관을 신설하고 화폐전시실을 확장하는 등 지역민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홍보관 내에는 ‘한국은행 강원본부에게 바라는 목소리’라는 참여마당을 마련해 도민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한국은행 상(像)을 알아보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흑사의 해라는 2013년 계사년에는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물론 유관기관들이 강원도의 나아갈 방향을 일관되게 제시하여 강원경제가 보다 탄력있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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