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집집마다 아궁이 한아가리씩

군불을 피워놓고

감자를 넣고 옥수수로 밥을 짓고

김치를 꺼내어 믿을 넣고

시퍼런 통 고등어를 토막 내어

이글거리는 화롯불에 찌개를 끓여

후끈한 온돌방에 모여 앉으면

윙윙 눈보라를 몰아오는

지겨운 겨울 추위쯤은

눈트는 씨알처럼 넉넉했지만

농자천하지대본이 무너지고

도시화 되어

연기를 내보내는 굴뚝이 없고

화롯불이 없는 요즘

서슬 푸른 칼바람이 언 몸으로 달려오면

서로들 경쟁력

혼수상태의 불경기로

집집마다 아프게 울부짖으며

스키시즌

실오리처럼 가녀린

불편한 밥상을 두고

내 고향 마을은

쥐꼬리 볕을 다툰다. 정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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