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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자리 ‘리더’

조미현 2013년 01월 09일 수요일
   
 

명령하고 뭇사람들이 그 명령에 따르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높은 권력의 리더일수록 자기오류에 빠지기 쉽다. 아부하는 사람들만 가득하니 부지불식간 교만해져 망가지는 일 또한 흔하다. 따라서 리더가 자기 역할을 잘하려면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성찰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직언 잘하는 충신을 곁에 두고 그 직언을 경청하든지 객관적으로 정사를 전할 수 있는 신뢰로운 측근을 두어 세상을 파악하든지 좋은 배우자의 쓴 말을 교훈삼아 늘 자신을 단속하든지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를 옳게 경영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좋은 리더로 살아 남을 수 있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불리는 강희제는 ‘힘으로 지키는 자는 홀로 영웅이 되고 위엄으로 지키는 자는 한 나라를 지킬 수 있지만 덕으로 지키는 자는 천하를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덕승재(德勝才) 즉 덕으로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 리더로 성공했다.

고대 로마에서는 개선장군이 귀향할 때 노비 한사람을 눈에 띄지 않도록 마차 뒤에 숨겨두는 관습이 있었다. 승리를 거머쥔 개선장군이 고향에 돌아올 때면 시민들은 환호하고 열광하는데 이때 그 노비가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감춰진 자리에서 끊임없이 장군에게 ‘그대여 당신은 당신이 인간임을 잊지 마라’를 거듭 말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 역할이었다. 리더가 승리의 기쁨에 겸손을 잃으면 몰락을 하기 마련인데 그 몰락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책이다. 최인호의 ‘가족’에 나오는 이야기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을 주지시킨다.

수장의 자리는 그렇게 영광의 자리만은 아니다. 책임감으로 인한 긴장이 극에 달하는 자리, 적군 아군 가릴 것 없이 경쟁자들의 치열한 시선이 모아지는 자리, 추락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자리가 선두이니 누리는 것 못지 않은 고달픔이 있는 자리이다. 일년의 마무리이기도 하고 시작이기도 한 요즈음 리더들의 고뇌가 한층 깊어질 때이다. 동양고전 독법 ‘강의’의 저자 신영복의 말에 의하면 ‘선두는 겨우 자기 한 몸 간수에도 여력이 있을 수 없는 고단한 처지’이다. 그래도 리더의 건승을 바라는 도처의 응원메시지가 힘을 줄 것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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