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파도는

물이든 바람이든

닥치는 대로

둘둘말아

넘고 뭉기며 달려온다



그러다가도

이불처럼 포근하다



성을 낼때는

바위도

갈지를 안는다



바다는 연기자다

울다가도

노래하다가도

돌연 광기(狂氣)가 돈다



암초가 훼방하면

서슴지 않고 들이박고

그것도 안차면

한입에 꿀꺽 들이킨다

안쓰러운 사람을 보면

달래기도

구슬리기도

타이르기도 한다



겨울바다에 오면

어떤 시름도

어떤 고독도

어떤 아픔도

성긴 마음을 안아 눕힌다



겨울 파도는

오케스트라도 되었다가

만병을 고치는 명의도 되었다가

어떨땐 의모(義母)도 된다



사나울수록

겨울파도는 멋스럽고

그러다 잠잠하면 바보같다



최동교·경포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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