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수록

더욱 짙은 소나무

한파가 옥죄일수록

송림(松林)은 의연하다



바람이 냉할수록

숲이 부르는 노래는

부드럽고 따스하다



공기가 찰수록

청설모 산새들은

솔잎에 몸을 가리우고



동장군이 호령할수록

소나무는 용백(勇百)한 군졸이 되어

겨울 산야를 든든히 수호한다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나무가 없다면

어이 영산(靈山)이라 하고



눈꽃이 곱다한들

소나무가 없었다면

어디에서 그 우아함을 뽐내랴



겨울이 추울수록

소나무는 신이 나고

봄날 진달래 매화는

산야를 향으로 매혹할터



세인들이여



소나무를 보고

겨울의 의연함을

겨울나무의 비움의 지혜를

숙연히 배우고 익히자



추울수록

소나무는 강건하고

찰수록

더 윤기가 흐름을



산을 찾아 몸소 겪어

자연과 친근한

참 인간이 되어봄도

 

이건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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