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경제인대회 및 신년인사회] 김종인 前 경제수석 특강
불평등 해소해야 경제성장 이룩
새정부, 인위적 경기부양 자제를
道, 올림픽까지 경기 활성화 될 것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나라의 큰 변화를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모든 선거에서는 경제성장 일변도의 일관된 주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민생’이라는 말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헌법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인식하고 그 바탕위에 당면한 사회경제 구조에 대한 조정, 즉 중소기업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박 당선인은 경제민주화를 약속했고,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에서 유례없는 고속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분열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의 사회가 되면서 경제 성장도 한계에 다다랐다. 불평등의 정도가 심화되고 사회정의가 파괴되면서 경제성장도 멈춰버린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잡아야 신뢰와 믿음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부문도 민주화 해야 한다는 ‘경제민주화’가 이번 대선을 통해 시대의 흐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최근 대내외적 경제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을 3.5% 정도로 예상하지만 이는 세계경제가 정상적인 경우라야 가능한 것이다. 유로화의 안전 문제는 주요 국가의 선거가 마무리되는 9월이 지나 정치적 안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의 경우 유럽이 최대의 시장이다. 유럽의 경제위기는 중국의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 하나의 경제불안 요인은 환율이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돈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미국은 지난 금융위기 당시 금리를 0%대로 떨어트리며 통화량을 늘렸다. 이러한 양적 완화를 통해 달러의 값은 떨어졌고 세계시장에 달러가 증가하게 됐다. 일본의 아베 총리 역시 이러한 양적완화를 채택, 엔화의 가치를 떨어트려 엔화를 평가절하, 수출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외국돈이 많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돈이 비싸진다. 바로 원화의 평가절상이다. 당연히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은 약화되고 수출전망도 악화된다. 우리의 경제상황은 지금 이렇다.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 가계부채다. 가계의 소비능력이 상실됐다. 정부와 가계, 기업 등 전체부채는 3500조원으로 가계부채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우리경제를 비관적으로 본다고 할 수 있지만 실상이 그렇다. 어려운 대내외적 상황이 이어지면서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기부양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신중한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해 상품권을 발행하는 등 1000억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초래된 것이다.

새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반대다. 이럴 때일수록 경기부양에 대한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정부는 인위적인 경기활성화 대책을 쓰지 말고 대기업의 횡포를 바로잡고 중소기업과의 관계를 정상화 하는 등 경제질서를 제대로 확립한 뒤 내년 세계경제 회복기를 준비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뿌리내리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관계, 대기업 내부의 모순 등을 진단,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경제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강원도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보다 두배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올해 목표도 크게 세웠다. 또한 올림픽 특수 등으로 강원도의 기업들이 어느 정도 혜택을 볼 것이고 올림픽까지는 비교적 경기가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 21세기 들어와 의료와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다행히 강원도는 의료기기와 바이오 산업 등 도와 시에서 관심 갖고 추진하는 사업들이 있어 강원도 산업 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정리=조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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